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탄핵 선고 이후 혼란한 정국에 다시 회자되는 한 어른이 있습니다.

'평균의 삶'을 다짐한 문형배 헌법재판관에게 가르침을 준 사람, 김장하 선생인데요.

조건 없이 형편 어려운 학생과 지역시민을 돕고, "줬으면 그만"이라며 자신을 숨기는 모습은 진정한 '어른'이 귀한 요즘, 큰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문다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쉴 새 없이 인쇄기가 돌아갑니다.

경남 지역 한 어른을 다룬 책 '줬으면 그만이지'.

[이용범/인쇄소 부장]
"탄핵 결정 이후에 추가 주문이 급증한 상태입니다."

출간 2년 반 만에 9쇄를 찍게 됐습니다.

넷플릭스에선 2년 전 나온 다큐멘터리가 역주행하고, 극장가엔 그를 다룬 영화가 다시 걸렸습니다.

[김재식/영화 <어른 김장하> 관객]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작은 덩치에 걸어가시는 모습 자체가 살아왔던 모습에 그게 반영이 되다 보니까."

어른 김장하.

경남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 수백억 원을, 60년 동안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했습니다.

간결한 법의 언어로 대통령 파면 이유를 설명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바로 김장하 장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의 이야기가 새삼 회자되고 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 재판관 (2019년 인사청문회)]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캐면 캘수록 미담만 쏟아진 기이한 인물.

"진주가을문예는 김장하 이사장님께서 기금 1억 5천만 원을 마련해서…"

"김장하 이사장님 아니었으면 이 집(여성 쉼터)이 탄생 안 했을 겁니다."

고등학교를 잘 지어 국가에 헌납하고, 여기저기 후원해 놓곤 자신을 감추기만 해 김장하 키즈들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김종명/명신고 7기·김장하 장학생 - 민태기/명신고 4기]
"굉장히 좀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조바심이 있었어요. 왜 이 분을 몰라주지.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니까 '아이고 거짓말 마라' 그런 이야기 많이 듣잖아.> 판타지 속 사람이라고… <아이고 너 시골에서 왔으니까…>"

가난 때문에 공부 못 한 설움을 남들은 안 겪게 하겠다며 베풀어온 삶.

갚으려거든 자신이 아닌 '사회'에 갚으라는 그의 가르침은, 수많은 김장하 장학생들을 움직였습니다.

어떤 이는 일상에서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민태기/명신고 4기]
"라떼 장학금이라고 있습니다. 한 달에 5천 원씩 내는 모임."

어떤 이는 혼란한 시국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준호/서울대 교수·김장하 장학생 (2024년 12월)]
"내란수괴 윤석열의 즉각 탄핵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믿으며…"

좋은 어른이 귀한 혐오의 시대.

내세우지 않고 베풀었던 사람의 향기가 아직 희망을 찾게 합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임지환, 우성훈, 김창인 / 영상편집 : 안윤선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59 영·호남 오간 한덕수, 헌법재판관 제동에 ‘대선 차출론’도 힘 빠져 랭크뉴스 2025.04.17
44958 “장기적 피해 줄 것”…파월 의장, 트럼프 ‘오락가락’ 관세 경고 랭크뉴스 2025.04.17
44957 민주당 “공직자다워!”…‘윤석열 사단’ 이복현 응원한 이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7
44956 이재명 비꼰 서지영 “전국 도련님들께…5월은 가정의 달”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17
44955 부자들 “올해는 부동산보다 예금·금·채권” 랭크뉴스 2025.04.17
44954 봄의 실종?…낮 최고기온 27도, 당분간 평년보다 따뜻 랭크뉴스 2025.04.17
44953 캘리포니아 "트럼프 관세는 불법"… 주정부 최초로 관세소송 제기 랭크뉴스 2025.04.17
44952 유럽은 미국 대신 중국과 손을 잡을까?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5.04.17
44951 트럼프, 美·日 관세 협상 시작…“큰 진전” 랭크뉴스 2025.04.17
44950 일본 관세 협상단 트럼프 예방으로 협상 일정 시작…트럼프 “큰 진전” 랭크뉴스 2025.04.17
44949 [금융뒷담] “키움 먹통, 보상도 전에 무료 이벤트?” 뿔난 개미들 랭크뉴스 2025.04.17
44948 부모·처자식 등 일가족 5명 살해한 50대 오늘 오후 구속심사 랭크뉴스 2025.04.17
44947 “꽃샘추위 물러나니 초여름 날씨 찾아 오네” 랭크뉴스 2025.04.17
44946 선착순 1.6만명 벌써 마감…신한銀 '이 계좌' 뭐길래 [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4.17
44945 미일 관세 협상 개시... 일본 대표단 만난 트럼프 "큰 진전" 랭크뉴스 2025.04.17
44944 축제장서 도시락·떡 먹은 103명 식중독 의심 증세···19명 입원 랭크뉴스 2025.04.17
44943 이재명, 타임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랭크뉴스 2025.04.17
44942 내년 의대 모집인원 '3058명 동결' 유력…교육부 오늘 발표 랭크뉴스 2025.04.17
44941 英대법 “법적 ‘여성’은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 랭크뉴스 2025.04.17
44940 민주당, 오늘 명태균 특검법·내란 특검법·상법 개정안 등 재표결 시도 랭크뉴스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