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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일어난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 붕괴사고 현장에서 13일 오전 매몰자 구조작업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11일 발생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현장 사고의 가장 큰 의문은 하루 전 위험신호가 있었음에도 보강공사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보강공사를 한 것이 아닌지 수사당국이 따져봐야할 대목이다.

13일 신안산선 시행사인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투아치(2-arch)터널 변위발생 보고서를 보면, 사고 위험이 감지된 시점은 붕괴 17시간 전인 10일 밤 9시50분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밤 9시50분에 투아치 터널 중앙 기둥 파손 및 작업자 대피 조처를 했다는 내용과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 발생이 추정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도로부 지표침하와 터널부 내공변위 계측을 시행하고 전문가와 시공사 설계그룹의 설계도서와 현장을 확인했다. 1시간 단위로 측정한 계측 결과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사 쪽은 터널 내부에 에이치(H)-빔 가벤트를 우선 설치해 추가 변위를 방지하고 추가 지반조사 및 보강 방안을 재설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11일 보강팀이 투입돼 긴급 보강 작업을 진행했지만 터널은 오후 3시13분께 붕괴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육단 교수는 “긴급 보강 작업을 하는 것이 나쁜 판단은 아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현장의 붕괴 가능성을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이미 변위가 발생해 금이 가고 작업자도 대피한 터널을 계측했을 때 이상이 없다고 나온 점은 이상한 부분이다. 형식적인 계측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사고 위치 및 철도 단면. 그래픽 성기령 기자 [email protected]

감사원이 2023년 1월 공개한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사고가 발생한 공사 인근의 지반이 불량하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공구의 터널 시점부에서 약 19㎞ 떨어진 곳에 단층파쇄대가 존재해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한 5등급인데도 터널 설계에 인버트(지반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는 시설)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 했다. 단층파쇄대는 하나의 지층을 사선으로 자른 것처럼 단층이 난 것을 말한다.

최명기 교수는 “사과를 사선으로 잘랐을 때 사선을 따라 사과가 나뉘게 되는데 위에 있는 사과는 밑으로 더 많은 하중을 주게 된다. 이때 투아치 공법의 취약지점인 중간 기둥에 하중이 비정상적으로 가해졌을 수 있다”며 “지질 검사 과정에서 단층파쇄대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2012년 발생한 금산 구례터널 붕괴사고도 단층파쇄대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2시10분께 이번 사고로 매몰된 포스코이앤씨 직원 50대 ㄱ씨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소당당국은 12일 오후 3시께 추가 붕괴 가능성을 이유로 수색을 중단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소규모 지반 침하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소방당국은 안전펜스 제거작업과 낙하물 고정 작업을 우선 진행한 뒤 지하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함께 매몰된 20대 포크레인 기사는 12일 새벽 4시31분께 매몰 13시간 만에 구조됐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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