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외무장관에 전권 부여
직접 협상 오바마 이후 10년 만
직접 협상 오바마 이후 10년 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12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미국 측과의 협상에 앞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과 만나고 있다. 무스카트=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10년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후 열리는 최고위급 접촉으로, 양측이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오전 중재국인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했다. 익명의 이란 측 당국자는 로이터에 "아락치 장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로부터 협상 관련 전권을 넘겨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측 협상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다. 위트코프 특사는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회담을 한 뒤, 이날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의 비핵화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압박해 왔다. 9일에는 "협상 실패 시 무력 사용까지 불사할 수 있다"며 위협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란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 국방 역량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은 2015년 이란 핵합의가 도출됐던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시절이 마지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개월 이내에 새로운 핵 협정을 도출하자'는 서한을 보내며 이란을 압박하자 어쩔 수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