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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국적·성별 불문 특급 인재 모셔라” 특명
삼성전자, 포르치니 등 외부서 인재 영입 속도
“폐쇄성·위계질서 강해 외부 인사가 역량 발휘 어려운 구조“
현대차, 디자인부터 CEO까지 외국인에 전권 부여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신임 최고디자인책임자(CDO)./마우로 포르치니 링크드인

삼성전자가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가 사업 성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문화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출신 인재에 우호적이지 않은 폐쇄성과 수직적인 의사결정이 지속된다면 과거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삼성전자를 떠난 인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펩시코 최고디자인책임자였던 마우로 포르치니를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겸 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소피아 황 주디에쉬 전 토미힐피거 북미 대표를 리테일 전략 부문 글로벌 총괄 부사장에 앉힌다. 이들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담당 사업을 지휘할 예정이다.

이재용 “특급 인재 모셔와라” 특명… 포르치니 등 인선 속도
포르치니는 삼성전자 사상 첫 외국인 디자인 총괄 사장에 임명됐다. 필립스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한 뒤 3M, 펩시코에서 CDO를 지냈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생활가전과 TV 등 가전 디자인 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삼성 임원들에게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 와야 한다”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 후 영입된 첫 사장급 외부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오너의 메시지와 함께 삼성전자가 외부 인재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배타적인 삼성 특유의 조직문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아직도 소위 말하는 공채 출신들의 ‘끼리끼리’하는 문화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불리던 크리스 뱅글을 영입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뱅글은 삼성전자의 세탁기 등 생활가전 디자인에 관여했지만, 그의 손을 거친 제품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일부 판매되는 데 그쳤다. 그는 3년 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뒤 삼성전자를 떠났는데,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샤오미 전기차 디자인을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LG전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를 영입, ‘카림 라시드’표 전자레인지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 외부 인재 영입은) 기술 중심 조직에 브랜드와 디자인, 마케팅 역량을 보완해 소비자 경험 중심의 전환을 가속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면서도 “한국 대기업은 여전히 수직적 의사결정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강한 편이어서 외부 인재가 기획한 아이디어가 현장에 스며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유연한 조직 구조, 자율적 실험을 허용하는 문화, 경영진의 열린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사장./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디자인부터 CEO까지 외국인이 주도
현대차그룹은 외국인 중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6년 기아 사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영입한 폭스바겐그룹 출신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와 2016년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 및 제네시스 디자인 부문 총책임자로 합류한 루크 동커볼케는 디자인 혁신을 이끌며 한국차의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까지 발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스페인 출신 호세 무뇨스 사장은 최근 글로벌 산업계를 강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슈라이어와 동커볼케가 현대차그룹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무뇨스 같은 외국인 CEO가 발탁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의선 회장이 외부 인사들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등 외국인들이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폐쇄성과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어, 외부 인사가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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