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 최고치
美·中 대화 모드 없으면 1500원 전망도
6월 대선 전까지 국내 정국도 불안정
가격 인상 시 소비자 부담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정책 탓에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 식품·외식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업계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올렸는데 환율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6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는 국내 정국도 불안정해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관련 발표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4.10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19년 3월 16일 1492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하자 원·달러 환율은 다시 내렸다.
하지만 시장에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이어지면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세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등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있어 1500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 범위를 1430~1500원으로 제시했다.
식품·외식업계는 이미 연말부터 이어진 원가 상승 및 고환율 기조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이 급등하면 제조원가가 덩달아 뛴다. 환율 급등은 원화 가치 급락을 의미한다. 통상 업체들은 원재료 재고를 3~4개월 치 저장해두는데, 고환율이 지속될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올해 1분기 이후에도 원재료 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며 “최근 대두, 소맥, 원당의 경우 선물가격이 일부 오른 것을 제외하면 하향 조정 흐름이지만, 환율 영향을 고려한다면 최소 2분기까지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 식품기업 실적도 직격탄을 맞는다. CJ제일제당은 작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141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이 적용한 환율은 작년 3분기 누계 평균환율인 1352.85원이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7%가량 상승한 셈이다. 롯데웰푸드도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 이익이 약 48억원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해 왔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과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모두 3%를 돌파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 2.1%보다 높은 수치다.
이달에만 오뚜기, 오비맥주, 매일유업, 써브웨이, 노브랜드, 하겐다즈, 팔도 등이 가격을 올렸다. 앞서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SPC, 오리온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외식 업체는 1년도 안 돼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리기도 했다. KFC는 작년 6월, 맥도날드는 작년 5월, 롯데리아는 작년 8월 가격을 인상했는데, 세 업체 모두 이달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경가가 최악인 상황에서 미국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이 겹쳐 공포감이 크다”며 “국내 정국도 6월 대선까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 식품 업체들 입장에선 가격 인상 유혹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추가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는 있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美·中 대화 모드 없으면 1500원 전망도
6월 대선 전까지 국내 정국도 불안정
가격 인상 시 소비자 부담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정책 탓에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 식품·외식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업계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올렸는데 환율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6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는 국내 정국도 불안정해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스1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관련 발표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4.10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19년 3월 16일 1492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하자 원·달러 환율은 다시 내렸다.
하지만 시장에선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이어지면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세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등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있어 1500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2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 범위를 1430~1500원으로 제시했다.
식품·외식업계는 이미 연말부터 이어진 원가 상승 및 고환율 기조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이 급등하면 제조원가가 덩달아 뛴다. 환율 급등은 원화 가치 급락을 의미한다. 통상 업체들은 원재료 재고를 3~4개월 치 저장해두는데, 고환율이 지속될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올해 1분기 이후에도 원재료 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며 “최근 대두, 소맥, 원당의 경우 선물가격이 일부 오른 것을 제외하면 하향 조정 흐름이지만, 환율 영향을 고려한다면 최소 2분기까지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 식품기업 실적도 직격탄을 맞는다. CJ제일제당은 작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세후 이익이 141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이 적용한 환율은 작년 3분기 누계 평균환율인 1352.85원이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7%가량 상승한 셈이다. 롯데웰푸드도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 이익이 약 48억원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해 왔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과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모두 3%를 돌파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 2.1%보다 높은 수치다.
이달에만 오뚜기, 오비맥주, 매일유업, 써브웨이, 노브랜드, 하겐다즈, 팔도 등이 가격을 올렸다. 앞서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SPC, 오리온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외식 업체는 1년도 안 돼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리기도 했다. KFC는 작년 6월, 맥도날드는 작년 5월, 롯데리아는 작년 8월 가격을 인상했는데, 세 업체 모두 이달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경가가 최악인 상황에서 미국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이 겹쳐 공포감이 크다”며 “국내 정국도 6월 대선까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 식품 업체들 입장에선 가격 인상 유혹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추가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는 있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