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걸려있던 봉황기(왼쪽)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의해 내려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차기 대통령의 집무실 위치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일해봤던 경험자로서 용산에 계속 있는 것은 불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탁 전 비서관은 10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누가 되든 대통령실을 어떻게 (어디에) 둘지에 대해 어떤 의견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맡았다.
탁 전 비서관은 “가장 우려하는 게 보안과 도청 문제인데 용산은 이미 뚫린 게 확인이 됐잖나”라며 “그 자리에 있다는 건 실익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2023년 초 미국이 용산 대통령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탁 전 비서관은 또 “용산은 아무 상징성이 없는 공간인데 이번에 내란과 쿠데타 모의라는 상징성이 생겨버렸다”며 “그런 상징을 갖게 된 공간을 계속 쓰는 건 상당히 불가한 일”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따른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 군 관련 시설 이동이 끝났다고 볼 수 없다며 “계속 거기에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일부 시설도 지금 쓰고 있는데 이 멍청한 짓을 왜 계속해야 되나”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의 주요 행사 시 청와대 영빈관 건물을 활용해왔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다시 옮기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2022년 5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에게 개방돼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3년 정도 노출이 됐고 보안 유지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완화하거나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거에는 그런 판단이 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 대해 “대한민국의 역사가 다 담겨 있고 대통령이 가장 완벽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돼있다”며 “보안과 비밀 유지가 가장 완벽하고 서울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대통령실 이전이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로 재이전, 세종시 이전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