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임원으로 현대해상 합류한 정경선
첫 시험대였던 제4인뱅 설립 보류
정몽윤 회장 지분 증여시 세금 2000억 필요
현대해상이 지난해 신설된 직책인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전무를 선임하며 ‘3세 경영’을 시작했다. 다른 보험사 오너 3세들보다 경영 합류가 늦은 만큼 경영 능력 입증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무의 첫 경영 능력 시험대는 현대해상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었으나, 사업이 잠정 보류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 전무가 보유한 현대해상 지분이 0.45%에 불과하다는 점도 경영권 승계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정 전무가 시가총액 1조7800억원의 현대해상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정몽윤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으려면 수천억원의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1986년생인 정 전무는 최연소 임원이라는 간판을 달고 지난해 1월 현대해상 CSO로 공식 입사했다. 팀장 또는 차장에서 시작해 실무를 익힌 뒤 임원으로 승진하는 다른 보험사 오너 3세와 달리 곧바로 임원 자리에 올라 경영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에 맞춰 정 전무 산하에 있는 지속가능실 직원들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보탰다.
정몽윤 회장은 현대해상 지분 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해상은 마이금융파트너·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등 6곳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현대하이카·현대씨앤알은 현대에이치디에스(HDS) 지분을 각각 절반씩 가지고 있고, 현대HDS는 다시 애드커넥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해상만 지배하게 되면 모든 계열사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구조다.
보험업계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첫 단추로 정 전무의 경영능력 입증을 꼽고 있다. 주로 외부 창업 활동을 하다가 임원으로 합류한 만큼 경영능력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정 전무의 첫 시험대였던 제4인터넷은행 설립은 실패로 돌아갔다. 정 전무는 현대해상 합류 한 달 만에 삼쩜삼이 운영하는 핀테크 자비스앤빌런즈를 비롯해 렌딧·트레블월렛·루닛 등과 함께 ‘유뱅크’ 컨소시엄을 구성,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했다. 정 전무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디지털전략본부를 지휘했다. 하지만 유뱅크는 경제·정국 불안정 등을 이유로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정 전무가 다른 보험사 오너 3세들에 비해 경영합류가 늦어진 데는 그의 창업활동 때문이었다. 정 전무는 2012년 사회적기업 루트임팩트를 설립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행보를 시작했다. 현대해상이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CSO 직책을 만든 것도 정 전무의 경력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루트임팩트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젊은 창업가들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만, 정 전무가 2014년 설립했던 벤처캐피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는 현대해상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현대해상 자회사 현대씨앤알은 2023년 HGI를 22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현대씨앤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GI의 지난해 매출액은 8억7000만원으로, 전년(83억원) 대비 89%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8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자산가치도 20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경선 전무가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정 전무가 보유한 현대해상 지분은 0.45%에 불과하다. 직접 시장에서 현대해상 지분을 매입하거나, 정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기준 현대해상의 시가총액은 1조7880억원으로 정몽윤 회장의 지분(22%) 가치는 393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전부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대주주 할증을 포함한 증여세는 약 2300억원 수준이다.
정몽윤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8남 3녀 가운데 7남이다. 1988년부터 현대해상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이후에도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기업보험 물량을 대거 몰아주면서 ‘형식적인 계열분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1955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라 순차적인 경영승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첫 시험대였던 제4인뱅 설립 보류
정몽윤 회장 지분 증여시 세금 2000억 필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현대해상 CSO.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이 지난해 신설된 직책인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전무를 선임하며 ‘3세 경영’을 시작했다. 다른 보험사 오너 3세들보다 경영 합류가 늦은 만큼 경영 능력 입증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무의 첫 경영 능력 시험대는 현대해상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었으나, 사업이 잠정 보류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 전무가 보유한 현대해상 지분이 0.45%에 불과하다는 점도 경영권 승계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정 전무가 시가총액 1조7800억원의 현대해상 지분을 직접 매입하거나, 정몽윤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으려면 수천억원의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1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1986년생인 정 전무는 최연소 임원이라는 간판을 달고 지난해 1월 현대해상 CSO로 공식 입사했다. 팀장 또는 차장에서 시작해 실무를 익힌 뒤 임원으로 승진하는 다른 보험사 오너 3세와 달리 곧바로 임원 자리에 올라 경영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에 맞춰 정 전무 산하에 있는 지속가능실 직원들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보탰다.
정몽윤 회장은 현대해상 지분 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해상은 마이금융파트너·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등 6곳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현대하이카·현대씨앤알은 현대에이치디에스(HDS) 지분을 각각 절반씩 가지고 있고, 현대HDS는 다시 애드커넥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해상만 지배하게 되면 모든 계열사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구조다.
보험업계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첫 단추로 정 전무의 경영능력 입증을 꼽고 있다. 주로 외부 창업 활동을 하다가 임원으로 합류한 만큼 경영능력은 의문점으로 남는다. 정 전무의 첫 시험대였던 제4인터넷은행 설립은 실패로 돌아갔다. 정 전무는 현대해상 합류 한 달 만에 삼쩜삼이 운영하는 핀테크 자비스앤빌런즈를 비롯해 렌딧·트레블월렛·루닛 등과 함께 ‘유뱅크’ 컨소시엄을 구성,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했다. 정 전무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디지털전략본부를 지휘했다. 하지만 유뱅크는 경제·정국 불안정 등을 이유로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래픽=정서희
정 전무가 다른 보험사 오너 3세들에 비해 경영합류가 늦어진 데는 그의 창업활동 때문이었다. 정 전무는 2012년 사회적기업 루트임팩트를 설립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는 행보를 시작했다. 현대해상이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CSO 직책을 만든 것도 정 전무의 경력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루트임팩트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젊은 창업가들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만, 정 전무가 2014년 설립했던 벤처캐피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는 현대해상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현대해상 자회사 현대씨앤알은 2023년 HGI를 22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현대씨앤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GI의 지난해 매출액은 8억7000만원으로, 전년(83억원) 대비 89%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8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자산가치도 20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경선 전무가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정 전무가 보유한 현대해상 지분은 0.45%에 불과하다. 직접 시장에서 현대해상 지분을 매입하거나, 정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기준 현대해상의 시가총액은 1조7880억원으로 정몽윤 회장의 지분(22%) 가치는 393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전부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대주주 할증을 포함한 증여세는 약 2300억원 수준이다.
정몽윤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8남 3녀 가운데 7남이다. 1988년부터 현대해상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이후에도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기업보험 물량을 대거 몰아주면서 ‘형식적인 계열분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1955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라 순차적인 경영승계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