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 보유한 美MBS 1.3조 달러
무역전쟁 보복에 매각 가속화 가능성
"금리 급등시 주택시장 붕괴할수도"
무역전쟁 보복에 매각 가속화 가능성
"금리 급등시 주택시장 붕괴할수도"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잇따라 내던지면서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매각을 본격화할 경우 미국 주택 시장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현지 시간) CNBC는 미국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 임원인 가이 세칼라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보유한 MBS 매각을 가속화할 경우 다른 국가들의 추종이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에 커다란 위협(threat)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BS는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으로, 주택 대출자가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을 기반으로 이자를 지급한다. 올해 1월 말 기준 미국 외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MBS는 1조 3200억 달러 규모로 전체 발행액의 15%에 달한다. 주요 보유국은 일본과 중국, 대만, 캐나다 등이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최근에도 가파르게 올랐다. 모기지 금리는 미 국채 10년물과 연동돼 있는데,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팔아치우며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CNB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다소 하락하던 모기지 금리는 금주 들어 재차 급등해 그간의 하락분을 반납했다. 7~8일에는 이틀 만에 금리가 0.25%포인트나 오르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MBS 매각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MBS 일부를 처분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중국의 미국 MBS 보유액은 전년 대비 8.7% 감소했고 12월 초에는 20%까지 줄었다. 일본 역시 9월에는 보유액이 증가했으나 12월 초에는 감소했다.
BTIG의 모기지 및 특수 금융 전문가인 에릭 하겐은 "중국과 일본이 매각을 가속화하고,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르게 된다면 모기지 금리가 크게 치솟을 것"이라며 "마찰의 잠재적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 캐나다 등이 무역 전쟁에 대한 보복으로 시장에 개입하면 모기지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돼 주택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주택 시장은 높은 집값과 경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BC는 올해 주식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 잠재적인 구매자들은 저축과 직업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금의 평가액까지 급락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에릭 하겐은 "그들이 MBS를 얼마나 매도할지, 매도 의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에게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행보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준은 현재 자체 포트폴리오에서 MBS를 매각하면서 자산 축소를 이어가고 있다. CNBC는 "이같은 연준의 행보는 (주택 시장에) 잠재적인 압박을 더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 등 금융 위기시에는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 MBS를 매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