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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 고촌읍 일원의 한강시네폴리스산업단지. 토지 조성 공사 막바지 단계다. 함종선 기자
평범한 개인이 만든 자본금 1000만원짜리 회사가 창업 첫해에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해 3년 동안 337억원을 벌었습니다.

60개월 동안 매달 3억6000만원씩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고, 160억원의 수수료를 순차적으로 지급받는 등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도 엄청납니다.

만화 속 얘기가 아니라 경기도 김포시에서 민관합동 부동산 개발사업(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 개발산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한 회사의 실제 경영 실적입니다.

이 회사는 황당한 방법으로 사업시행회사(한강시네폴리스개발 PFV)의 최대주주가 된 뒤 과도한 인센티브 지급 계약 등을 통해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로부터 ‘떼돈’을 챙겨갔습니다.

떼돈을 번 특정 세력의 ‘특급 도우미’는 공기업인 김포도시관리공사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그리고 IBK투자증권입니다. 특히 김포도시관리공사의 행태는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한강시네폴리스개발과 관련해 김포도시관리공사는 김포 시민에게 큰 손해를 끼쳤고, 지금도 끼치고 있습니다.



시민 자산 축낸 김포도시관리공사

김포 시민들이 민간이 추진하던 도시개발사업을 김포시장이 가로채려 한다며 항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요즘 김포시와 김포도시관리공사(이하 공사)에 대한 김포 시민의 원성이 큽니다. 김포시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성공 사례’도 없는 공사를 내세워 시민들에게 또 손해를 입히려 한다는 것입니다.

한강시네폴리스개발 진행 과정을 보면 공사가 얼마나 문제가 큰 조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공사는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조성사업(김포시 고촌읍 일대 112만㎡·사업비 1조8000억원)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2019년 4~5월 공모를 실시했습니다.

공모 결과 사업자로 선정된 건 IBK·협성건설 컨소시엄이고, 이 컨소시엄은 사업을 위해 한강시네폴리스란 PFV를 만들었습니다.

PFV의 초기 지분구조는 협성건설(48%), 공사(20%), IBK기업은행(10%), IBK투자증권(7%) 등입니다. 최대주주인 협성건설은 1989년 설립된 부산 지역 중견건설업체인데, 이 회사의 김청룡 대표(53)는 사업자 선정 당시 “국가경쟁력을 창출하는 신개념의 영상문화복합 신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위 사업보고서와 ‘바지회사’로 공모 참여

그런데 이로부터 1년도 안 돼 최대주주가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이하 에스제이)란 신생회사로 바뀌었습니다. 불과 1년 전인 2019년 3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한 에스제이는 아무 신용도, 실적도 없는 회사였기 때문에 중견 건설사인 협성건설의 역할을 도저히 대신할 수 없는데도 공사는 ‘변경승인’을 해줬습니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사와 에스제이, 그리고 협성건설이 미리 짜고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협성건설을 ‘바지회사’로 내세운 뒤 에스제이로 ‘바꿔치기’한 것”이라며 “공모사업자 선정의 가장 기본인 ‘자격요건’이 안 되는 업체가 사실상 민간출자사 대표사로 사업을 주도할 수 있게 공사가 허가증을 내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협성건설과 에스제이가 만든 ‘이면계약서’의 존재도 확인됐습니다.



은행 대출담당 및 증권사 PF담당과 ‘원팀’

에스제이는 P씨(61)와 당시 IBK기업은행의 대출 담당 차장이었던 또 다른 P씨(49), 그리고 IBK투자증권의 PF 담당 본부장이었던 L씨가 2019년 3월 한강시네폴리스 공모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합의해 만든 회사라고 합니다.

공모 지침이 발표되기도 전에 셋이 ‘원팀’으로 회사를 만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초기 자본금은 1000만원이었습니다.

사업비 1조8000억원짜리 대형 민관합동 개발사업은 이후 마치 이 세 명의 개인회사인 것처럼 진행됐습니다.

한강시네폴리스PFV의 대표이사는 P씨의 이종사촌이고, IBK기업은행 P씨와 IBK투자증권 L씨가 PFV 이사회(총 5명)의 구성원이 됐습니다.

에스제이에셋파트너스의 재무제표.첫해에 15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매출원가가 0원이다.금융감독원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들의 ‘떼돈 벌기’가 시작됩니다. 에스제이는 PFV와 자산관리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자산관리위탁수수료(216억원), 1차 인센티브 135억원 등을 잇달아 챙겨갔는데, 인센티브 지급 요건 미충족 등 부당한 방법으로 돈이 새 나가는 것을 공사는 눈 뜨고 보기만 했습니다. 에스제이는 이런 방식으로 회사 설립 원년인 2019년에 142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계속)

김포 시민이 땀 흘려 모은 세금은 한낱 민간회사 잔고를 불리는 데 쓰였고, 도시관리공사는 곳간 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 돈으로 서울 강남의 고급 빌딩을 샀다는 말이 조용히 돌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바뀌고 공사 사장도 바뀌었는데도 변한 게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김포시가 또다시 '민간사업 가로채기'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입니다.

※ 위 기사의 전문과 김포시 도시개발사업의 모든 것,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듣보잡 회사, 김포 1.8조 사업…1000만원으로 337억 벌었다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4640

"김포시, 또 민간사업 가로채"…259억 날리고 정신 못 차렸다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7




☞ ‘부동산 X파일’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동탄2신도시 개발 정보 샜나…골프장 ‘1조 각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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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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