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달러 지폐와 중국의 100위안 인민폐 지폐. 9일 미국이 중국의 보복관세를 이유로 총 104%의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양국의 관세전쟁이 정면 충돌 국면에 들어섰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총 104%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이 강경 맞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중국은 대미 보복관세 34%를 10일 정오 발효할 것이라 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9일 『중미무역관계의 약간의 문제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2만8000자짜리 백서를 내놨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중국은 의도적으로 흑자를 추구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7년 9.9%에서 2024년 2.2%로 떨어졌다”고 미국의 관세 조치에 반박했다. 또 “중국의 전체 관세 수준은 2001년 15.3%에서 9.8%로 낮아져 선진국의 평균 세율 9.4%에 근접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각종 보조금 규율을 엄격히 준수하고, WTO에 보조금 실태를 통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린젠 중국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104% 관세 발효에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과도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횡포와 괴롭힘 행위에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만일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평등하고 존중하며 호혜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 취소를 촉구했다
김주원 기자
시진핑 주석은 주변국 외교를 다루는 최고 레벨의 회의를 소집했다. 리창 총리가 사회를 보고 상무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주변공작회의’에서 시 주석은 “주변국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고, 주변국 업무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직접 '관세전쟁'을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일본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자신이 본부장인 관세 협상 종합대책본부를 만들었다. 일본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일본과의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접근을 확대·개선할 수 있다”고 답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미국이) 미국산 수입품 수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쌀을 비롯한 농산물이 양국 관세 협상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치권에선 고관세 여파에 대비해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3만엔(약 30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의향을 내비쳤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상호 무관세 제안을 거부하며 "그들(EU)이 우리에게서 에너지를 더 구매해야 할 것”이란 말에 반응하며 협상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