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14~15일 대선 후보 등록을 받고, 다음달 3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당이 본경선 후보를 2021년 대선(4명) 때와 달리 2명으로 압축해 결선 형태로 치르는 안을 검토하자 당내 일부에서 반발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9일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이같은 경선 일정을 의결했다고 호준석 선관위 대변인이 밝혔다. 당 선관위는 오는 5월4일이 대선 후보의 공직자 사퇴 시한인 점을 감안해 그 전날이자 토요일인 5월3일 전당대회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기로 했다. 오는 14~15일 후보자 등록을 받고, 16일 서류 심사를 통해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서류심사에서는 마약, 성범죄 등 부적격자를 걸러낸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선에서 캠프 별로 여론조사를 하려면 사전에 당에 신고하도록 하는 ‘명태균 방지조항’을 도입했다. 후보들에게는 정치자금법 준수 서약을 하게 했다. 또 대선 출마자는 1년 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이번 경선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 출마가 가능해졌다.
컷오프(예비경선) 방식은 오는 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1차 컷오프에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고, 2차 컷오프에서 2명으로 남겨 본경선을 결선 형태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차 컷오프에서는 ‘100% 국민 여론조사’를, 2차 컷오프와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하는 안이 거론된다.
이런 방침이 알려진 후 일부 후보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4명이 본경선을 하면 후보 구성에 따라 변수가 많지만, 2명이 하면 안정적으로 당내 다수파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비윤석열계 인사는 통화에서 “4명이 해서 ‘탄핵 반대파’ 후보들 표가 갈리면 ‘탄핵 찬성파’가 선출될 수 있으니 2명으로 해서 안정적으로 탄핵 반대파를 1등으로 만들려는 룰”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 측 박상수 전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종 경선을 1:1로 한다는 건 철지난 ‘찬탄 vs 반탄’ 구도로 만든 뒤 대선 패배 후 당권을 잡아보겠다는 정치공학적 사고”라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양자 경선을 하면 감정이 격앙돼 경선 후 봉합에 시간을 보내다 본선에 참패한다”며 “원샷 4자 경선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대선 경선에서는 4명(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이 본경선을 치른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컷오프와 본경선 모두 100% 국민 여론조사로 하는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민심에 따르는 경선만이 승리를 가져온다”며 “당 선관위가 이재명을 이기는 방식이 아닌 결정을 한다면 (출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당이 경선에서 민심 비율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 불출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