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바꾸기·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불참
“기회주의자” “인륜 거슬러” 평가
총리 지명 직전까지 김앤장서 고액 보수
‘한국 공직사회 도덕적 해이 대표’ 비판도
“기회주의자” “인륜 거슬러” 평가
총리 지명 직전까지 김앤장서 고액 보수
‘한국 공직사회 도덕적 해이 대표’ 비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위헌적인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임명 뒤 거센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그의 기회주의적 면모가 회자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 이후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로 발탁되며 14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에게는 줄곧 ‘노회한 기회주의자’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진보와 보수 정권을 넘나든 최초의 국무총리란 진기록을 세운 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이 자리가 국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력은 봉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많다.
한 권한대행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까지 김앤장 고문으로 일했다. 김앤장에서 초고액 보수를 받은 그는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모럴해저드를 대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지난 9일 페이스북 글에서 한 권한대행을 볼 때마다 “무능하지만 기회주의적인, 노회한 직업 관료의 이미지를 느낀다”고 썼다.
한때 같은 편이던 야권 역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도 출세지향적인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가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뒤 인사청문을 벼르던 당시 야권에서는 민주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한 권한대행이 민주정부를 향해 침을 뱉었던 일화들이 회자됐다. 특히 그가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까지 지냈음에도,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불참한 일은 “인륜을 거슬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권 인사들에게 이 일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의 ‘고향 바꾸기’ 논란도 입길에 올랐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한 권한대행이 보수 정권에서는 승진을 위해 전북 전주 출신임을 밝히지 않다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비로소 이 사실을 거리낌 없이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원적과 본적을 같이 쓰게 돼 있던 시기에 착오나 오해 등으로 혼동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야권 인사는 드물다. 한 권한대행 인준 표결에 참여했던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회주의자 한덕수 청문회, 이분의 삶의 궤적과 가치관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기회주의자는 포섭의 대상이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이 떠오르는 씁쓸한 날”이라고 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은 월권적인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다시 입길에 올랐다.
야권은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중에는 형식적 권한 행사에 그치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다가 윤 전 대통령 파면 뒤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 주목한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이완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함으로써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추대받으려는 ‘야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이에 한 권한대행은 “대선의 ㄷ도 꺼내지 말라”며 부인했다.
그렇지만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 탓에 의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회한 기회주의자의 끝판왕이 되려고 하는가. 내란 옹호와 명태균 늪에 빠져 대선 후보가 사라진 국힘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인가. 한덕수 탄핵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