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진행하며 대화 제안 ‘강온전략’
의교협도 “정원 3058명 금주 발표를”
의교협도 “정원 3058명 금주 발표를”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이 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현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에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기에 확정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해야 ‘복귀’로 받아들인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이달 중순까지는 수업 복귀 규모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었다. 의협이 정부에 이런 방침을 접고 ‘증원 0’ 선언부터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의협은 또 총궐기 집회 등 강경 투쟁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정부와 국회에 공식 대화 창구를 요구했다. 의협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여 의료 정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온 양면전략’을 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8일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에) 2026년 의대 정원을 확정해 그 불확실성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한다”며 “교육부는 대학들의 자세한 실사를 거쳐 제대로 교육이 가능한가를 확인한 뒤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모집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집인원 3058명 조기 확정에 더해 모집인원 축소까지 요구한 것이다.
의료계 다른 단체들도 ‘3058명 조기 확정’을 요구하고 있다. 12개 단체가 모인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정부와 국회에 전날 보낸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협조 요청 공문’에서 “이번 주 중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 발표해줄 것을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의대 모집인원 3058명 조기 확정은 정부에 사실상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의사단체 요구대로 의대 모집인원을 과거로 돌리는 조치다. 정부가 조건으로 내건 ‘의대생 전원 수업 복귀’도 양보하라는 의미다. 사실상 ‘빈손’ 개혁이 되는 것이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에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도 제안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와 국회에 의료계의 제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불거진 뒤 정부와 공식 협의를 거부하던 의협이 대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의협은 지난해 국회가 추진한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올해에는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스터플랜’만 요구하면서 공식적인 대화를 거부해 왔다.
정부와 의협이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난항이 예상된다. 의협은 그동안 주장해온 전공의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에 대한 책임자 사과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등을 재차 요구했다. 강경 투쟁을 위해 추진하는 13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와 20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도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