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서 동일 사고 열흘 만에
처참한 산불진화 헬기 사고 현장 산불진화에 투입됐다 추락한 소방헬기가 6일 대구 북구 서변동 사고 현장에 널브러져 있다. 이 사고로 70대 조종사가 사망했다. 연합뉴스
산불진화 헬기가 6일 대구 북구 서변동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던 중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에서 산불진화 헬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1명이 사망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 추락한 헬기는 영남 산불 진화 당시 추락한 헬기보다 기령(기체 나이)이 오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1분쯤 서변동 이곡지 북쪽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헬기 5대 중 1대가 추락했다. 추락 지점은 산불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A씨(74)가 숨졌다. 소방 관계자는 “추락 당시 헬기에는 A씨만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추락한 헬기는 대구 동구청 소속 임차헬기(BELL 206L)로 기령은 44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지만 이번 추락사고도 기령을 넘긴 헬기를 무리하게 운용하다가 발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불진화용 헬기는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운용한다. 산림청은 자체 보유 헬기를 활용하지만 지자체는 민간에서 임차한 헬기를 사용한다. 지자체가 임차한 헬기는 대부분 기령을 20년 이상 훌쩍 넘긴 노후 헬기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산불진화용 헬기의 노후화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지적됐다.
앞서 경북 의성에서 추락한 헬기는 강원도가 임차한 헬기로, 1995년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제작해 29년째 사용해왔다.
이날 오후 3시12분쯤 북구 서변동 한 야산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30분 뒤인 오후 3시42분쯤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38대, 인원 123명을 투입했다. 불은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18분쯤 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