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소득세 최고세율 45%, 법인세 24%에 불과
연예인 ‘개인 소득’ vs. 가족 기업의 ‘법인 소득’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배우 이하늬가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열혈사제’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연예인들이 세무조사에서 세금을 수억원~수십억원씩 추징 받았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배우 이준기는 9억원, 조진웅 11억원, 이하늬 60억원, 유연석은 70억원을 각각 추가로 내야 한다고 고지받았죠. 연예인들은 탈루가 아니라고 합니다. 세법 해석상의 차이라고들 하죠. 무엇을 어떻게 달리 해석했길래 연예인들의 세금 추징 소식이 잇따라 들릴까요.

‘법인세냐 소득세냐.’

국세청과 연예인들이 다르게 보는 대목은 이들의 소득을 법인세로 볼 것이냐, 소득세로 볼 것이냐 차이입니다. 국세청은 최고 세율이 높은 소득세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고, 연예인들은 법인세로 계산해서 세금을 낸 것이죠.

해당 연예인들은 소속 기획사가 있는데도 절세를 위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세청은 바로 이 경우를 예의주시합니다. 국세청은 법인세 대신 최고세율이 높은 소득세를 물린 것이죠.

논란이 된 연예인들은 모두 소속사가 따로 있는데도 본인 혹은 가족이 대표인 1인 기획사를 따로 차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하늬는 2015년부터 자신이 대표이자 사내이사인 기획사 ‘주식회사 하늬’(현 사명 호프프로젝트)를 차렸습니다. 현재는 남편이 대표직을, 이하늬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죠. 이준기는 본인과 부친이 함께 기획사 제이지엔터테인먼트를 차렸습니다. 유연석도 자신이 대표인 ‘포에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죠.

일부 연예인들이 가족 기업 형태로 1인 기획사를 따로 차리는 이유는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이 대목입니다. 현행 세법상 소득세 최고세율은 45%(지방세 포함 49.5%)지만, 법인세는 24%에 불과합니다. 출연료 등으로 번 수익을 연예인 ‘개인 소득’이 아닌 가족 기업의 ‘법인 소득’으로 처리하면 세금을 절반 가까이 아낄 수 있습니다. 연예인이 소속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연예인의 가족 기업이 소속사와 계약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죠.

국세청은 소속 기획사가 따로 있는 연예인이 별도의 1인 기획사를 차려 출연료를 법인 소득으로 신고하는 것은 탈루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다수 연예인들은 하나의 기획사에 속해 있으면서 출연료 등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이미 다른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따로 차려 소득세 대신 법인세를 낸다면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예인의 가족들이 1인 기획사의 대표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월급을 받는 것도 국세청이 세무조사할 때 들여다보는 사안 중 하나입니다. 연예인은 가족에게 주는 돈을 인건비로 처리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단, 가족이 실제로 일하지 않았는데도 월급을 탔다면 증여세 탈루 혐의를 받을 수도 있죠.

한 세무사는 “가족이 1인 기획사에서 매일 출근을 하는 등 실제 일했다고 국세청에 증빙해야 한다”며 “다만 가족이 재택근무를 했다거나 전화로 일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연예인들이 가족기업에서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논쟁거리입니다. 연예인 입장에서는 명품 구입비 등을 1인 기획사에서 비용 처리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라고 입증을 한다면 공제가 됩니다.

한 세무사는 “예를 들어 연예인이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명품 수억원어치를 법인카드로 샀다면 방송에서 해당 명품을 착용했다는 증빙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하면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입증하지 못하면 법인카드 사적 유용 소지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무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은 세무대리인의 조언에 따른 조치로 탈루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일부 연예인들은 과세당국의 결정에 불복 절차를 밟고 있기도 합니다. 이준기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조심스럽지만 조세심판원의 판단을 다시 한 번 받아보고자 심판을 청구했고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진웅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2일 “과세당국의 결정을 존중해 부과된 세금을 전액 납부했다”며 “과세당국의 결정은 당시 과세 관행과 다른 취지의 결정이고 전문가들과 학계에서도 의견 대립이 있는 쟁점”이라고 전했습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020 美, 상호관세 앞두고 韓 무역장벽으로 '국방 절충교역' 첫 명시(종합) 랭크뉴스 2025.04.01
47019 경의중앙선 운행 1일 첫차부터 재개 랭크뉴스 2025.04.01
47018 美, 韓 무역장벽 7쪽 분량 발표… 수입차, 망사용료 등 랭크뉴스 2025.04.01
47017 美, 상호관세 앞두고 韓의 수입소고기 30개월 월령 제한 지적 랭크뉴스 2025.04.01
47016 옥죄여오는 상호관세···작은 공장들, 숨통이 막힌다 [문닫는 공장] 랭크뉴스 2025.04.01
47015 한국 무역장벽 '소고기', '망 사용료' 명시 랭크뉴스 2025.04.01
47014 우리 집이 정부와 공동명의?···‘도입 n회차’ 지분형 주택금융 관건은 랭크뉴스 2025.04.01
47013 [속보]美 무역대표부, 한국 비관세 장벽으로 쇠고기, GMO 등 총망라 랭크뉴스 2025.04.01
47012 美, 한국의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망사용료·플랫폼법 등 거론 랭크뉴스 2025.04.01
47011 美, 상호관세 앞두고 韓 무역장벽으로 '국방 절충교역' 첫 명시 랭크뉴스 2025.04.01
47010 [속보]장제원 전 의원,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4.01
47009 4월 넘어온 尹대통령 탄핵심판…헌재 오늘 선고일 발표할까 랭크뉴스 2025.04.01
47008 [36.5˚C] “타워팰리스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이 없다”는 분들께 랭크뉴스 2025.04.01
47007 문화재·코로나19·면세점… 14년 발목 잡힌 호텔신라 한옥호텔 랭크뉴스 2025.04.01
47006 [속보] 장제원 전 의원, 어젯밤 서울 강동구서 숨진 채 발견…“타살 정황 없어” 랭크뉴스 2025.04.01
47005 "언제 집에 갈까요" 앞길 막막한 산불 이재민들... 대피소 생활 장기화 우려도 랭크뉴스 2025.04.01
47004 [속보]美, 소고기부터 車·법률·국방까지…韓 무역장벽 조목조목 지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랭크뉴스 2025.04.01
47003 모회사 금양 거래정지 불똥 튄 에스엠랩… 1000억 투자한 VC도 골머리 랭크뉴스 2025.04.01
47002 작년 '7대 암' 수술 2000건 줄고, 절반이 한 달 넘게 대기···생존율 악영향 우려 랭크뉴스 2025.04.01
47001 더이상 공장에서 꿈을 꿀 수 없다···밀려나는 노동자 [문 닫는 공장] 랭크뉴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