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숙원사업
인허가로 7년 고생하다 겨우 착공했는데
문화재 발견에 코로나19 창궐까지
“이젠 면세점 부진에 공사 재개 논의도 난망”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한옥호텔 건립이 공사 재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의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인 면세사업에서 수익이 나야 공사 재개에 나설 수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눈에 띄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은 지난 2011년 첫발을 뗐지만 문화재 발견, 코로나19 창궐, 면세점 사업 부진 등 악재를 연이어 만나면서 14년째 표류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인 한옥호텔 건립은 면세점 사업 부진에 발이 묶여 공사 재개에 대한 검토도 난망한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94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면세사업 부진 여파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52억원, 당기순손실은 640억원이었다.
한옥호텔 건립은 2011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취임 당시부터 목표로 했던 일종의 숙원 사업이다. 당시 호텔신라는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 건물과 한양도성 성곽이 있는 부지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정통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곧바로 서울시에 허가도 요청했다. 하지만 허가를 얻기까지 쉽지 않았다. 2011년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건립안이 두 차례 반려되고 두 차례 심의가 지연되면서 2016년에야 수정된 건립안이 가결됐다.
우여곡절 끝에 건축허가를 받아 2020년에 착공했지만 이번엔 부지 내에서 다량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또 잠정 중단됐다. 이후 공사를 재개하려고 했더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하늘길이 막히고 관광객은 뚝 끊겼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부진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사업을 진행해서 호텔신라를 한 번 더 위로 끌어올릴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을 텐데 인허가부터 시작해서 시기적으로 불운이 겹쳤다”고 했다. 이 시기 신세계그룹은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롯데그룹은 시그니엘로 호텔 고급화를 이끌었다.
문제는 하늘길이 열리고도 면세사업에 볕은 아직 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신라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면세사업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기 어려운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중국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다이궁에게만 의존해 왔던 사업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서다. 중국은 내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해외 면세업계가 벌어들이던 매출을 중국 본토로 돌리려는 전략을 짜고 있다.
면세사업 부진에 대해 이부진 대표이사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각 사업이 가진 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운영 효율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면세(Travel Retail·TR) 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브랜드 및 상품의 선제적 유치를 통해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며 “MD·마케팅·영업 등 전 프로세스를 개선해 각 채널별 타깃 고객에 자원을 집중하고 내실경영을 중심으로 한 손익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력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면세사업의 실적개선(턴어라운드)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호텔신라는 위탁사업으로 방향을 돌려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위탁사업은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세우는 투자비용이 들지 않고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금흐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성과가 나면 한옥호텔 공사 재개의 논의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올해는 위탁사업인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려고 한다”면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도 진출하려고 사업영역을 확대했는데 대부분이 위탁사업이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인허가로 7년 고생하다 겨우 착공했는데
문화재 발견에 코로나19 창궐까지
“이젠 면세점 부진에 공사 재개 논의도 난망”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한옥호텔 건립이 공사 재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의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인 면세사업에서 수익이 나야 공사 재개에 나설 수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눈에 띄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은 지난 2011년 첫발을 뗐지만 문화재 발견, 코로나19 창궐, 면세점 사업 부진 등 악재를 연이어 만나면서 14년째 표류하고 있다.
호텔신라 전경. /호텔신라 제공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인 한옥호텔 건립은 면세점 사업 부진에 발이 묶여 공사 재개에 대한 검토도 난망한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94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하지만 면세사업 부진 여파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52억원, 당기순손실은 640억원이었다.
한옥호텔 건립은 2011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취임 당시부터 목표로 했던 일종의 숙원 사업이다. 당시 호텔신라는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 건물과 한양도성 성곽이 있는 부지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정통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곧바로 서울시에 허가도 요청했다. 하지만 허가를 얻기까지 쉽지 않았다. 2011년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건립안이 두 차례 반려되고 두 차례 심의가 지연되면서 2016년에야 수정된 건립안이 가결됐다.
우여곡절 끝에 건축허가를 받아 2020년에 착공했지만 이번엔 부지 내에서 다량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또 잠정 중단됐다. 이후 공사를 재개하려고 했더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하늘길이 막히고 관광객은 뚝 끊겼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부진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사업을 진행해서 호텔신라를 한 번 더 위로 끌어올릴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을 텐데 인허가부터 시작해서 시기적으로 불운이 겹쳤다”고 했다. 이 시기 신세계그룹은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롯데그룹은 시그니엘로 호텔 고급화를 이끌었다.
문제는 하늘길이 열리고도 면세사업에 볕은 아직 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신라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면세사업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기 어려운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중국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다이궁에게만 의존해 왔던 사업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서다. 중국은 내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해외 면세업계가 벌어들이던 매출을 중국 본토로 돌리려는 전략을 짜고 있다.
면세사업 부진에 대해 이부진 대표이사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각 사업이 가진 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운영 효율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면세(Travel Retail·TR) 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브랜드 및 상품의 선제적 유치를 통해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며 “MD·마케팅·영업 등 전 프로세스를 개선해 각 채널별 타깃 고객에 자원을 집중하고 내실경영을 중심으로 한 손익구조 혁신을 통해 수익력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면세사업의 실적개선(턴어라운드)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호텔신라는 위탁사업으로 방향을 돌려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위탁사업은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세우는 투자비용이 들지 않고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금흐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성과가 나면 한옥호텔 공사 재개의 논의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올해는 위탁사업인 신라스테이와 신라모노그램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려고 한다”면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도 진출하려고 사업영역을 확대했는데 대부분이 위탁사업이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