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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강진 발생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내 강진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71%가 넘는다는 추산이 나오는 가운데, 여진이 몇 달 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성명을 내고 "이번 지진으로 인해 확인된 사망자가 1002명, 부상자가 2376명"이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전날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밝힌 144명에서 하루 만에 7배로 불어났다.

앞서 28일 낮 12시 50분쯤 미얀마 중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무너진 건물에 사람들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만달레이에서 남동생(26)을 잃은 한 남성(30)은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동생이 참배하러 사원에 갔는데 건물이 붕괴돼 숨졌다"며 오열했다.

2025년 3월 28일 미얀마 만달레이를 진도 7.7의 강력한 지진이 강타한 후 운전자들이 파손된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부상자가 급증하면서 혈액 부족 사태까지 발생했다. 조민툰 군정 대변인은 국영 MRTV에 "만달레이, 사가잉, 네피도 병원에서 헌혈 수요가 매우 높다"며 "헌혈자들은 빨리 병원에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강진으로 도로가 휘고, 다리가 무너지고, 댐이 터지는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만달레이의 상점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현지에선 전기가 끊길 것에 대비해 연료를 비축하기 위해 주유소를 찾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진 피해, 미얀마 GDP 넘어설 것"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로 촉발된 내전이 4년여간 이어지면서 이미 기반 시설과 의료 체계가 상당수 파괴됐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 등도 대거 차단된 상태다. 현장 접근조차 어려워 사상자 수색과 피해 복구에 난항이 예상된다.

향후 여진으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미얀마 기상당국은 28일 첫 강진 발생 이후 모두 14차례의 여진(규모 2.8~ 7.5)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진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질학자인 제스 피닉스는 CNN에 "인도 지각판이 미얀마 아래에 있는 유라시아판과 계속 충돌하면서 여진이 몇 달간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하메드 리야스 국제구조위원회(IRC) 미얀마 지부장은 "통신망이 끊기고 교통이 중단돼 지진으로 인한 피해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미얀마에서 28일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후 29일 승려들이 무너진 건물 앞을 걷는 모습. AP=연합뉴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관련 보고서에서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일 확률이 36%, 1만∼10만 명 사이일 확률이 35%,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으로 불어날 가능성은 71%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또 경제적 손실은 1000억 달러(약 147조원)가 넘을 확률이 33%, 100억∼1000억 달러(약 14조원∼약 147조원)가 35% 등으로 2023년 약 667억 달러(약 98조원)였던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주원 기자


붕괴된 태국 빌딩 공사 현장선 "아내 갇혔다"

지진 진앙에서 1000여㎞ 떨어진 태국 방콕에서도 건설 중이던 33층 빌딩이 무너지며 9명이 사망했고 101명이 실종 상태라고 방콕시 당국이 밝혔다.

NYT는 "당시 건설 현장에서 일한 인부의 상당수가 미얀마인"이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미얀마인 탄 티케(42)는 당시 1층에 있어 탈출에 성공했지만, 6층에서 엘리베이터 건설을 돕던 아내는 잔해 속에서 실종된 상태다. NYT는 "이들 부부는 지난 3년간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하루에 약 400바트(약 1만7300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찻찻 싯티판 방콕 시장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생명을 구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태국 당국은 굴삭기를 동원해 잔해 더미를 헤치고, 드론으로 생존자를 수색 중이다. 방콕에선 수백 명이 건물 붕괴 우려로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공원 임시대피소에서 밤을 보냈다.

28일 태국 방콕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29일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수색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국제사회는 항공기와 구호대를 급파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다. 한국 정부는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미얀마에 약 30억원 규모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29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우선 국제기구를 통해 200만 달러(약 3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며 "피해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추가적인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러·인도 등 구호급파
이번 강진 여파는 미얀마에 인접한 중국 윈난(雲南)성까지 미쳤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윈난성 루이리시(市)에서 2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주택 458채가 파손돼 1705명이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또 수도와 전기, 통신이 일부 끊겼다가 복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윈난성 망시(市)에서는 지진이 너무 강해 사람들이 서 있는 것 조차 어려웠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얀마에 위로의 뜻을 밝히고 응급구조팀을 파견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미얀마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중국은 미얀마에 1억 위안(약 20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2025년 3월 28일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강력한 지진이 태국 방콕에 영향을 미친 뒤, 한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29일 새벽 중국 구조의료팀 37명이 탄 전세기가 쿤밍공항을 출발해 미얀마 시간으로 오전 7시 양곤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지진경보 시스템, 구조장비 등 긴급 구조물자 112세트를 가지고 구조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구조대원 120명을 비롯해 의료진, 수색견과 물자를 실은 비행기 2대를 보냈다. AP통신은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 군대에 가장 많은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이자 인도적 지원을 가장 먼저 시작한 국가"라고 전했다.

이 밖에 인도 외교부는 수색·구조팀과 의료팀 편으로 담요·방수포·침낭·식량 등을 보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오는 30일 구조팀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구조대원들이 2025년 3월 28일 태국 방콕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현장에서 생존자를 옮기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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