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실상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인 경북 의성 산불이 진화됐습니다.
산불이 발생한 지 무려 149시간 만에 주불을 잡은 건데요.
하지만 밤사이 곳곳에서 또다시 산불 재발화 신고가 접수되며, 아직 긴장을 늦출 순 없는 상황입니다.
김경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주 토요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
초속 27미터의 태풍급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 영양을 넘어 동해안이 있는 영덕까지 삽시간에 번져나갔습니다.
그리고 산불 발생 149시간이 지난 어제 오후 5시, 마침내 주불이 진화됐습니다.
[임상섭/산림청장]
"주불 진화가 완료되어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합니다. 산불 진화 헬기를 일부 남겨 놓고, 잔불 진화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입니다."
어제 새벽 내린 1mm가량의 가랑비가 습도를 높여, 산불 진화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산불 현장에 짙게 깔렸던 연무가 나흘 만에 말끔히 걷히며, 진화헬기 87대를 한꺼번에 투입할 수 있었던 것이 효과를 봤습니다.
주불은 잡혔지만, 아직 불씨는 남았습니다.
어젯밤 청송군 양수발전소 인근에서 산불이 재발화해, 청송군은 정전이 우려된다는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어젯밤 안동시 풍천면 야산에서도 또다시 불씨가 살아났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 능선에서 또다시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진화대원들이 급하게 투입돼 불을 끄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건조하고 강한 북서풍이 예보돼 진화 현장은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전재인/산불전문예방진화대]
"이게 바람만 불면 언제든지 재발화해서 큰 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불일 때 여러 곳에서 와서 진압하고 있습니다."
의성 산불은 역대 최대 피해를 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경북 북부 5개 시군에 걸친 산불 영향구역은 4만 5천여 헥타르로,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규모를 두 배가량 넘어섰습니다.
산불 관련 사망자는 추락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24명으로 집계됐고,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도 6천여 명이나 됩니다.
[이종숙/안동시 일직면 주민]
"저희 동네는 90% 이상이 그렇거든요. 7채 남아 있어요, 안 탄 집이.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어요. 그래서 여기 머물 수밖에 없는 거죠."
의성 등 산불피해지역 5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경상북도는 이들 지역 주민 27만여 명에게 1인당 재난지원금 30만 원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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