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태풍급 확산 속도에 내륙·해안 초토화, 사망 24명…여의도 156개 면적 잿더미
밤사이 내린 비에 1주일 만에 극적 반전…이재민 대책·산림복구 등 과제 산적


의성 지역 산불 진화율 95%, 고요함 속 폐허된 산림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8일 경북 의성군 산림이 일주일간 지속된 산불로 폐허가 돼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의성 지역의 산불 진화율은 95%라고 밝혔다. 2025.3.28 [email protected]


(의성=연합뉴스) 이강일 최수호 김선형 이주형 기자 = 태풍급 속도로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으로 확산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낳은 산불이 발화 149시간 만에 꺼졌다.

고온 건조한 기상 상황으로 급속도로 번지는 불을 따라잡지 못해 이번 사태가 자칫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산불 발생 후 처음으로 내린 비에 불길 확산이 둔화하며 1주일 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이번 불로 축구장 6만3천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의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28일 오후 영덕, 영양을 시작으로 피해 5개 시·군의 산불 주불이 잇따라 진화했다.

임상섭 산림청장도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오후 2시 30분 영덕을 시작으로 오후 5시부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등 4곳 모든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하며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북도와 해당 시·군 등을 중심으로 잔불 정리 등을 철저히 해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께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졌다.

특히 강풍·고온·건조 등 진화에 악조건인 기상 상황이 이어진 탓에 산불은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 등을 따라 급속도로 이동했고, 안동·청송·영양 등 내륙뿐만 아니라 최초 발화지에서 80㎞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피해 범위에 들었다.

게다가 소나무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불기둥과 함께 강풍을 타고 사방으로 튀는 '도깨비불'도 수시로 목격됐다.

이번 산불은 비화(飛火)한 불티가 1㎞까지 떨어진 민가와 산림에 동시에 떨어져 화세를 키우고, 키워진 불에서 나온 불티가 다시 민가·산림에 날아가 또 다른 불을 키우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나갔다.

이렇게 몸집을 불리며 파괴력이 더해진 '괴물 산불'은 한때 초속 27m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 속도로 이동하며 해안, 산지 등을 초토화시켰다.

산불 발생 후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한 산림 당국은 매일 진화 헬기와 인력, 장비 등을 대거 동원해 주불 진화, 국가주요시설·민가·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 등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 경사가 가파르고 절벽과 계곡이 많은 험준한 지형 등이 맞물린 불리한 진화 여건 속에 현장 진화대원과 헬기 조종사 등의 피로 누적 문제도 발생해 대부분 지역에서 불을 끄는 작업은 더디게 이뤄졌다.

지난 26일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는 진화 작업에 투입된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헬기 1대가 추락해 진화 작업 핵심 장비인 헬기 운항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탓에 현장 곳곳에서는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한 거리 이상으로 새로운 화선이 형성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런 까닭에 무섭게 번지는 산불 이동 경로를 따라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산불에 따른 산불영향구역은 이날 4만5천157㏊로 집계돼 역대 최대 산불 피해를 냈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통상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실제 피해 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번 경북 북부 산불 이전 가장 많은 산림 피해를 낸 것은 2000년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로, 당시 2만3천794㏊가 피해를 봤다.

이번 산불 기간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곳에서는 24명이 사망했다.

고령인 사망자들은 화마가 휩쓸고 간 야산 주변 도로와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는 일가족도 포함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대피 도중 산불확산으로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하면서 변을 당했다.

당국은 다수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식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마(火魔)는 의성 등지에 있는 국가 유산 등도 집어삼키거나 위협했다.

보물로 지정된 '천년고찰' 고운사 내 연수전, 가운루 등은 잿더미로 변했고,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얼굴인 고찰 대전사 등에도 불길이 접근해 한때 초비상이 걸렸다.

이 밖에 주택 등 시설 2천412곳이 불에 타는 피해를 봤고, 의성·안동 등지 주민 6천322명이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가 불에 타고, 산불 현장 인근 철길·고속도로 통행도 수시로 통제됐다.

하지만 전날 오후부터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에 1∼3㎜가량 비가 내리면서 상황은 1주일 만에 극적으로 반전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밤새 내린 비로 산불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진화 헬기 운용에 장애로 작용하는 연무도 잦아드는 등 유리한 기상 환경이 조성된 까닭에 진화 작업이 가파른 속도가 붙었다.

이런 까닭에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에 머물렀던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4%까지 치솟았다.

산림 당국은 "화재 발생 1주일 만에 처음으로 진화 헬기를 원활하게 투입할 수 있었을 만큼 이날 기상 상황이 좋았다"며 "내린 비로 비산화 속도가 늦춰진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이재민 대책, 산림 및 문화재 복구 등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산불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림 피해와 함께 경북 북부권 주민 삶도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자 경북도 등은 비상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빠른 생계 안정을 돕겠다"며 "산불 피해 대책본부도 가동해 주거부터 생활 현장까지 한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역대 최고의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악인 이번 경북 산불 사태를 계기로 대형 산불 대응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 기후변화에 따라 산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파괴력도 더 강해지는 만큼 365일 상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강력한 초기 대응을 위해 더 많은 장비와 전문화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가 숲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줄이기 위해 재해 복구 시 상대적으로 불에 강한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기됐다.

'괴물 산불' 다시 살아나지 않게…군장병 잔불 진화 작전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7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방하리 산불 현장에 50사단과 2신속대응사단 장병 240여명이 산불 진화 지원작전에 나서고 있다. 2025.3.27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974 [And 건강] 여성질환 치료 쓰이는 ‘자궁 내 장치’ 유방암 위험 높인다 랭크뉴스 2025.04.01
46973 머스크, 테슬라주가 반토막 "내 탓" 인정…"장기적으론 잘될 것" 랭크뉴스 2025.04.01
46972 중학생 둘 끌고가 ‘죽이겠다’ 협박한 교사…“잘못 인정” 랭크뉴스 2025.04.01
46971 "저 애 아니면 다 죽을뻔"…산불에 할머니들 업고 뛴 인니 선원 랭크뉴스 2025.04.01
46970 하이브 CEO “어도어 사태 1년… 원칙에 따른 결과 나오고 있어” 랭크뉴스 2025.04.01
46969 몰도바, '내정간섭' 러 외교관 추방…러 '강경 대응' 경고 랭크뉴스 2025.04.01
46968 "레고처럼 손쉽게 쌓는 테러 방지용 블록" 홍보에 …레고 "브랜드 이미지 손상" 소송 랭크뉴스 2025.04.01
46967 관세 공포, 코스피·원화 급락 랭크뉴스 2025.04.01
46966 여 “대행이 재판관 2명 추천 검토”…야 “을사8적 반역자” 랭크뉴스 2025.04.01
46965 멕시코서 대규모 '불법 석유' 적발…소비가 300억원 규모 랭크뉴스 2025.04.01
46964 야 “임기 연장” 여 “후임 지명”…이번엔 문형배·이미선 대치 랭크뉴스 2025.04.01
46963 집 불탔는데…위약금 내라는 통신사 랭크뉴스 2025.04.01
46962 의대 40곳 중 38곳 ‘전원 복귀’…온라인 강의 시작 랭크뉴스 2025.04.01
46961 김승연 회장 지분 3형제에 증여…‘유상증자 논란’ 가라앉히기 랭크뉴스 2025.04.01
46960 한, 계속 버티면 ‘줄탄핵’ 이론상 가능…두 재판관 퇴임도 변수 랭크뉴스 2025.04.01
46959 ‘마은혁 임명’ 막은 채…‘문형배·이미선 후임’ 카드 꺼낸 국힘 랭크뉴스 2025.04.01
46958 “100년 동안 본 적 없는 참사”…미얀마 강진 사망 최소 2천명 랭크뉴스 2025.04.01
46957 선조들의 독립 의지를 되새기다… 독립기념관 찾은 해외동포 후손들 랭크뉴스 2025.04.01
46956 김승연, 지주사 지분 절반 세 아들 증여…“경영권 승계 완료” 랭크뉴스 2025.04.01
46955 뇌사 환자에 유전자 변형 '돼지 간' 이식했는데…믿을 수 없는 결과 나왔다 랭크뉴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