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때 논란 일자 팔았다 재매입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 우수 9개 기업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2억원 상당의 ‘미국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청문회 때 지적을 받고 팔았던 미국 국채를 다시 매수한 것이다. 외환정책을 총괄하는 최 부총리가 적절하지 않은 처신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를 보면, 최 부총리는 지난해 미국채 30년물을 매수해 연말 재산신고 시점에 1억9712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채권은 미국 재무부가 2020년에 발행해 2050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30년 만기 채권 상품이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당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을 돌파했고, 이어 12·3 내란사태가 발생하자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할 때, 최 부총리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국채를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고정된 표면금리로 이자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은 뛴다.
최 부총리의 미 국채 투자 사실은 과거 최 부총리의 매입 이력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2023년 12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최 부총리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에 재임하던 시절 1억7천만원 상당의 미 국채를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 야당 의원들은 “환율 폭등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훨씬 높아져야 수익률이 높아지는 미국채를 매수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매도하겠다”고 밝힌 뒤, 해당 상품을 팔았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최 부총리가 미 국채를 재차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어 “원화 가치를 방어하는 경제 사령관이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얻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다니 제정신이냐”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특정 종목의 주식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 쪽은 “미국채를 구입하는 것 자체가 공직자윤리법이나 다른 규정상 제한되는 것은 아니고, 국채 투자 규모가 더 크다”고 밝혔다. 재산공개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2억4천만원 상당의 국채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