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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목숨 건 사투… 보호장비도 열악
산청 목숨 잃은 4명 중 3명 진화대원
경북 의성 대형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진화대원들이 24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옷 전체와 머리에 재가 묻어 있는 대원들 모습에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지만 처우 등은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이번 대형 산불에선 진화대원이 현장 최전선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경남 산청에서 목숨을 잃은 4명 중 3명이 진화대원이었다. 이들은 산불 진압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불을 쫓는다는 의미를 담아 ‘불나방’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뛰어드는 이들의 처우는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산불은 소방 당국이 아닌 산림청·지방자치단체 소속인 산불진화대가 주로 담당한다.

산불진화대는 크게 지상작전 최전선에 있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헬기 등을 이용해 공중진화 작업을 벌이는 ‘공중진화대’, 현장 등에서 업무를 보조하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로 구분된다.

산림청 소속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현재 전국 지방산림청 5곳, 국유림관리소 27곳 등 총 32개 조직에서 435명이 활동하고 있다. 공중진화대도 산림청에서 운용하며 전국에 104명이 근무 중이다.

산림청과 지자체가 나눠 운영하고 있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지난해 말 기준 9604명이다. 이들은 평소 산불방지 계도·홍보 활동 및 산불 예방 사업을 벌이고, 현장에서는 진화작업 보조와 뒷불 감시 등의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인건비를 주고 운영하는 ‘산불감시원’들도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다.

하지만 고된 근무 여건에 비해 대원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일례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경우 현재 기본급으로 월 280만1000원의 임금을 받는다. 근무시간은 보통 주 5일에 하루 8시간을 근무하지만 이번처럼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출퇴근시간이 따로 없이 화마와 사투를 벌인다. 특히 가족수당·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 역시 계약 조건에 명시돼 있지 않은 탓에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가족수당 등을 지급하기 위해 현재 기획재정부와도 협의 중”이라면서도 “처우 개선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조건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경우 소속 인원 435명이 모두 공무직 근로자로 무기계약직이다.

진화대원들의 점진적인 고령화는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엔 대원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해 젊은 지원자 자체가 적고, 현장에서 근무하던 이들마저 고된 업무에 시달리다 결국엔 이직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주로 농촌·산촌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 젊은 세대를 선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실제로 이번 경남 산청 산불 현장에서 숨진 4명 가운데 3명은 창녕군 소속의 60대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었으며 나머지 1명은 이들을 인솔한 30대 공무원이었다.

또 다른 산림청 관계자는 “대원들 모두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지만 솔직히 언제까지 이 일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처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열악한 보호장비도 문제다. 한 전직 지방직 공무원은 ‘블라인드’에 “내가 근무하던 지역도 몇 년 전 대형 산불이 났는데 일반직 공무원(진화대원)이 보호장비도 전혀 없이 등짐펌프 하나 메고 잔불 끄는 긁개 하나 들고 투입됐다”며 “산불은 금방 번져 갑자기 불길에 그냥 휩싸인다. 제발 위험하게 진압에 투입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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