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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4일 열리는 형사재판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체포·구속된 이후에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과 공판준비기일에 꼬박꼬박 출석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석방 이후 눈에 띄게 조용해진 윤 대통령에 대해 탄핵심판이 임박해진 상황에서 향후 형사재판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2일 윤 대통령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변호사는 “2차 준비기일에는 변호인들이 출석해 공소사실 및 절차, 증거 등에 대해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라고 했다. 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어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1월15일 체포·구속된 이후 헌재 탄핵심판 변론과 법원의 형사재판 준비기일에 거의 대부분 출석해온 것에 비춰보면 달라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총 11차례에 걸친 탄핵심판 변론 때는 3차부터 한 번 빼고 모두 출석했고, 4차 변론 때는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직접 신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과 구속취소 청구 심문에도 직접 나섰다.

이런 활발한 행보는 지난 8일 석방된 이후 눈에 띄게 잠잠해졌다. 윤 대통령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곧장 복귀한 뒤 어떠한 외부 활동에도 참여하거나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헌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단식을 자제해달라”고 메시지를 내거나, 자신을 연호하며 분신한 70대 남성을 위해 “애도한다”고 밝힌 것이 전부였다. 2차 준비기일 전날인 23일엔 산불 진화 과정에서의 희생자 발생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의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탄핵심판이나 형사재판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헌재 결정 선고가 임박한 만큼 ‘로 키(low-key)’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헌법학자 등의 의견서를 통해서 계속 헌재에 ‘절차적 하자’ 문제와 ‘야당의 탄핵 남발’을 주장했는데 여기서 대통령이 더 나서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거란 분석이다.

윤 대통령 준비기일이 열리는 날 같은 시각, 헌재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연다는 점도 윤 대통령이 나서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한 총리의 경우 탄핵소추 사유 일부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탄핵 사건과 맞물린다. 이날 헌재 결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판단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우선 지켜보고 향후 대응 전략을 모색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한 총리가 증인으로 나왔을 때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심판정에 있는 장면이 국가 위상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심판정에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날도 같은 공간에 서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그림이 연출되는 걸 우려했을 수도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2차 준비기일을 앞두고 “형사재판 관련 기록이 7만쪽에 달해 아직도 전부 살펴보진 못했다. 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뒤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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