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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5일 국회 출석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 뉴스1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총리 탄핵 여부를 24일 결정한다. 탄핵 인용보다는 기각이나 각하에 무게가 실린다.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한 총리가 직무에 복귀할 경우 대내외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핵심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차별화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통상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미국통인 한 총리의 복귀에 대한 기대가 여러모로 클 수밖에 없다. 반면 그의 탄핵안 가결을 촉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 등은 여전히 그를 옥죌 뇌관으로 남아 있다.

한 총리, 복귀 시 ‘통합’ 메시지… 국무회의로 업무 기강 잡을 듯



총리실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헌재 선고를 예단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한 총리의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 국정 관리’를 위해 한 총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총리가 돌아올 경우 복귀 일성이 먼저 주목된다. 이에 대국민 메시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여러 이슈와 관련해 정부의 엄중한 상황인식을 전달하면서도, 계엄과 탄핵 사태로 갈라진 국론을 한데 모으자며 통합에 주안점을 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복귀하면 시급한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국민 갈등을 통합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5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는 한 총리가 부처 장관들에게 직접 현안 관련 지시를 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만약 복귀하면 첫 번째로 최상목 권한대행과 국정 관련 상황을 체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교육부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육을 다시 각 주(州)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더티 15’ 첫 과제… 연금개혁, 의료개혁 점검도



한 총리가 복귀한다면 최우선 과제는 트럼프와 미국이다.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더티(Dirty·지저분한) 15'으로 지정, 4월 2일 국가별로 상호 관세율을 발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놓고 한국을 미국의 무역 적자국으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더티 15’ 이슈는 준비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간 최상목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도 하지 못할 정도로 한계가 많았다. 이와 달리 한 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체결지원장,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를 지내며 미국과 연관된 외교·통상 이슈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이에 한 총리는 헌재 변론에서 총리 복귀 사유 중 하나로 "세계 질서 재편에 따른 정부의 적시 대응"을 꼽았다.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왼쪽)과 민주당 의원들(오른쪽 뒤)이 각각 탄핵 반대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은혁 임명, 김건희 상설특검... 국내 정치 갈등 과제



이처럼 정부는 한 총리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반면 국내 정치로 돌아오면 반감이 만만치 않다. 여야가 극단으로 분열해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막장 정치 상황에 한 총리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한 총리가 복귀하면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촉구할 기세다. 민주당 주도로 전날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의혹 상설특검법도 부담이다. 거부권 행사 대상은 아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을 임명해야 작동하는 제도다. 반대로 한 총리가 버틴다면 민주당은 다시 흔들기에 나설 것임이 자명하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총리가 복귀한다면 민주당은 또다시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면서 탄핵 인질극을 반복할 것"이라며 "탄핵 중독이라는 집단 광기가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거부권 행사 여부,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 등 여야가 맞붙고 있는 현안이 수두룩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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