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개최
경주 APEC 계기 시진핑 방한 등 뜻 모아
조태열 “한반도 문제 건설적 역할” 당부
왕이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 지속할 것”
내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열릴 예정
경주 APEC 계기 시진핑 방한 등 뜻 모아
조태열 “한반도 문제 건설적 역할” 당부
왕이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 지속할 것”
내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열릴 예정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1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21일 일본에서 만나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한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약 50분간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두 사람은 22일로 예정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도쿄를 찾았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회담에서 “지난해 5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한·중 관계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양측은 또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상호 지지를 바탕으로 교류와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특히 “경주 APEC 계기에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져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가자”고 뜻을 모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APEC 정상회담은 올해 10월 말~11월 초 경북 경주시에서 개최된다. 시 주석 방한은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1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회담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조 장관은 “국제 정세의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 및 비핵화 견인을 위해 중국 측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어도 인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철골 구조물을 한국 정부가 점검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양국 갈등 현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조 장관은 “서해에서 중국의 활동으로 인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 해양 권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왕 부장은 “해양 권익에 대한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이 문제에 대해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밝혔다.
인적 교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 활성화도 논의됐다. 외교부는 “한·중 간 문화교류 복원이 양 국민 간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대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 사안과 상호 비자 면제 조치에 따른 관광 활성화 내용이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무비자 입국 정책 대상국에 포함했고, 한국은 올해 3분기 중국 단체관광객에게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중국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보존을 위한 중국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왕 부장은 “앞으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인 점을 들어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경제협력을 심화하자는 논의도 오갔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이 한·미·일 협력에 집중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은 지지부진한 상황을 반복해 왔다. 다만 지난해 두 차례 정상급 회담과 세 차례 외교장관 회담, 올해 초 우원식 국회의장의 방중 등을 계기로 최근에는 관계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을 면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 장관은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과 면담했다. 조 장관은 하야시 장관이 그간 한·일 관계 발전에 기여한 것을 평가하며 “미래지향적 양국 협력 심화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올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 정부 간 기념사업을 충실히 진행하면서, 지금과 같은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지속 이어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일본의 4개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과도 만났다.
22일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는 2023년 11월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