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28일 군인권소위 열고 심의 방침
김용원 상임위원 ‘직권 각하’ 1년5개월 만
김용원 상임위원 ‘직권 각하’ 1년5개월 만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씨가 2023년 4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고 윤승주 일병 사인조작 진실규명 진정 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위원회(군인권소위)가 인권위 조사 10년 만에 ‘윤 일병 사건 사인 조작 진상 규명’을 심의한다. 이번에는 군인권보호관인 김용원 상임위원 대신 남규선 상임위원이 소위원장 직무를 수행한다. 진정인의 김 상임위원 기피신청을 인권위가 받아들였다.
인권위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군인권소위를 열어 고 윤승주 일병의 사인 조작 의혹을 심의한다고 21일 밝혔다. 김 상임위원이 윤 일병 유족의 진정을 직권으로 각하한 지 1년5개월만, 인권위가 2015년 윤 일병 사망 사건을 직권조사하고 침해구제제1위원회(침해1소위)에서 심의한 지 10년 만이다.
윤 일병은 2014년 4월 육군 제28사단에서 선임 병사들의 가혹 행위로 사망했다. 군 당국은 사건 초기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가 질식사했다며 사인을 은폐했는데 시민단체와 언론의 노력으로 지속적인 가혹행위 사실이 밝혀지자 사망원인을 변경했다. 이 사건으로 군인복무기본법이 제정됐고, 인권위는 2022년 ‘군 인권보호관’을 출범했다.
윤 일병 유족은 2023년 4월 인권위에 육군의 사인 은폐·조작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을 냈다. 군인권보호관인 김용원 상임위원은 같은 해 10월 ‘진정의 원인이 되는 사건이 1년 이상 지났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1월 “공소장 변경의 경위와 이유 및 수정한 사람들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달라”며 제3자 진정을 제기했다. 윤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육군 28사단 검찰은 초기 공소장에서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뇌 손상’으로 기재했다가 두 번째 공소장에서 ‘과다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 및 좌멸증후군’으로 변경했다.
군인권센터는 진정을 제기하면서 김 상임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도 함께 냈다. 김 상임위원이 윤 일병 유족과 군인권센터 등을 수사 의뢰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였다. 인권위는 지난해 9월 ‘인권위법 제38조 2항,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기피 신청을 받아들였다. 군인권보호관이 군 관련 사건에서 제외된 것은 2022년 출범 이래 최초였다.
앞서 인권위는 2015년 윤 일병 사건 사인 조작 여부를 조사했다. 인권위 조사총괄과는 1년여간의 직권조사 끝에 “국방부 장관에게 ‘윤 일병 사망 사건 수사 관련자들의 축소·은폐 의혹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올렸으나 침해1소위에서 채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