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절박한 기업에 고금리 주담대로 이득 편취
합병 ‘장밋빛 미래’ 꿈꾸던 A사·S사, 철회 유력
실소유 테라사이언스·다보링크도 횡령 등 법적 분쟁 심화
이 기사는 2025년 3월 18일 14시 3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비교적 건실했던 코스닥 상장 기업이 하루아침에 극심한 자금난에 빠지는 일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 이들은 박모씨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피해자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박씨에게 주식을 담보로 고금리에 돈을 빌렸다가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조명기기 업체 S사는 장외 바이오 기업 A사와의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정정 요구를 받은 데다가, 지난달 S사 최대 주주 지분 일부가 반대매매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들 기업은 조만간 합병 철회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A사와 S사가 위기에 처한 배경엔 명동 사채 ‘큰 손’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A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억원 수준이었다. 임직원 급여를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 임상 비용 등에 분기마다 40억원을 쓰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이었다.
경영진은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문제는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 제도권이 아닌 사채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처음 제시한 조건은 좋았지만, 실제로 계약을 할 땐 금리가 월 3.5%로 시작해 달마다 불어나는 데다가 선취금에 수수료까지 있었다”면서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조건으로 대환하려고 해도 사채업자가 이미 손을 써놓아 방법이 없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결국 경영진은 이를 갚기 위해 다시 사채를 썼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박씨다. 이들은 박씨에게도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박씨는 상환 기한이 아닌 데도 장내에서 이미 담보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S사 최대주주는 합병에 필요한 지분이 부족한 상황을 맞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박씨는 과거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대기업 오너가 3세 밑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리튬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폭락 후 현재 거래 정지 상태인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업체 테라사이언스에도 등장한다. 박씨는 테라사이언스의 실질적 소유주면서 이 회사가 2023년 11월 인수한 정보통신 장비 기업 다보링크의 회장이기도 하다.
테라사이언스의 전(前)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는 “박씨가 배후로 있는 현(現) 경영진이 테라사이언스 인수 과정에서도 자기자본 없이 고금리 사채를 차입해 인수 자금으로 쓰고, 이후 횡령·배임·주가조작 등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3월 말 477억원에 달했던 테라사이언스의 현금은 2024년 3분기 기준 1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보링크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이차전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과 엮인 테마주로 전환을 시도, 주가를 끌어 올리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자금이 급한 모회사 테라사이언스가 다보링크를 높은 몸값에 매각하기 위해 주가를 띄우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씨와 현 경영진은 2024년 7월 다보링크 주식을 매각할 당시 인수자였던 엔포스페이스로부터 프리미엄을 사적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주식은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돼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불가능했고, 이 과정에서 다보링크와 테라사이언스의 부동산을 두고 가압류·소송 사태가 벌어졌다. 엔포스페이스는 지난 7일 다보링크의 외부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에 포렌식 조사 등 관련 회계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선비즈는 박씨의 연락처 중 하나로 추정되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착신이 중지된 상태였다.
합병 ‘장밋빛 미래’ 꿈꾸던 A사·S사, 철회 유력
실소유 테라사이언스·다보링크도 횡령 등 법적 분쟁 심화
일러스트=손민균
자신이 강남 현금 부자로 유명했던 한 가구 업체 회장의 사생아라고 했다. 사무실도 그 회사 건물에 두고, 내부엔 회장 일가 사진을 걸어두는 등 누가 봐도 믿을 수밖에 없게 행동을 하더라. 가족까지 동원해서 작업을 하니 의심하기가 어려웠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의 말
이 기사는 2025년 3월 18일 14시 3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비교적 건실했던 코스닥 상장 기업이 하루아침에 극심한 자금난에 빠지는 일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 이들은 박모씨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피해자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박씨에게 주식을 담보로 고금리에 돈을 빌렸다가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조명기기 업체 S사는 장외 바이오 기업 A사와의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정정 요구를 받은 데다가, 지난달 S사 최대 주주 지분 일부가 반대매매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들 기업은 조만간 합병 철회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A사와 S사가 위기에 처한 배경엔 명동 사채 ‘큰 손’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A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억원 수준이었다. 임직원 급여를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 임상 비용 등에 분기마다 40억원을 쓰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이었다.
경영진은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문제는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 제도권이 아닌 사채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처음 제시한 조건은 좋았지만, 실제로 계약을 할 땐 금리가 월 3.5%로 시작해 달마다 불어나는 데다가 선취금에 수수료까지 있었다”면서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조건으로 대환하려고 해도 사채업자가 이미 손을 써놓아 방법이 없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결국 경영진은 이를 갚기 위해 다시 사채를 썼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박씨다. 이들은 박씨에게도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박씨는 상환 기한이 아닌 데도 장내에서 이미 담보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S사 최대주주는 합병에 필요한 지분이 부족한 상황을 맞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박씨는 과거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대기업 오너가 3세 밑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조선DB
박씨는 리튬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폭락 후 현재 거래 정지 상태인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업체 테라사이언스에도 등장한다. 박씨는 테라사이언스의 실질적 소유주면서 이 회사가 2023년 11월 인수한 정보통신 장비 기업 다보링크의 회장이기도 하다.
테라사이언스의 전(前)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는 “박씨가 배후로 있는 현(現) 경영진이 테라사이언스 인수 과정에서도 자기자본 없이 고금리 사채를 차입해 인수 자금으로 쓰고, 이후 횡령·배임·주가조작 등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3월 말 477억원에 달했던 테라사이언스의 현금은 2024년 3분기 기준 1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보링크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이차전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과 엮인 테마주로 전환을 시도, 주가를 끌어 올리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자금이 급한 모회사 테라사이언스가 다보링크를 높은 몸값에 매각하기 위해 주가를 띄우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씨와 현 경영진은 2024년 7월 다보링크 주식을 매각할 당시 인수자였던 엔포스페이스로부터 프리미엄을 사적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주식은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돼 정상적인 계약 이행이 불가능했고, 이 과정에서 다보링크와 테라사이언스의 부동산을 두고 가압류·소송 사태가 벌어졌다. 엔포스페이스는 지난 7일 다보링크의 외부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에 포렌식 조사 등 관련 회계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선비즈는 박씨의 연락처 중 하나로 추정되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착신이 중지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