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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격앙… 중개소 문의 쇄도
6개월 뒤 해제 가능할지 미지수
전문가 “집값 하락 제한적일 것”
서울시가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를 번복하고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로 확대 재지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부동산중개소마다 매매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등 문의가 밀려들었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옆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리센츠 인근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화벨이 계속해서 울렸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자 문의가 쇄도했다. 중개사 박모씨는 “주로 매도자들의 걱정 전화다. ‘(주말에) 매수자가 오는 게 맞느냐?’ ‘토허제 재지정되면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라며 “서울시가 한 달 만에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후폭풍이 거세다. 시장에서는 ‘충격’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35일 만에 입장을 바꿔 정책 신뢰도를 무너뜨렸고, 규제 적용 대상이 당초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로 확대되면서다. 지역주민들과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 범위 확대로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송파구 문정동에 거주하는 강모(35)씨는 “기존 토허제 대상도 아니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포함됐다”며 “송파구 내에서도 집값이 안 오른 곳도 있는데 같이 묶여버리니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오는 24일 토허제 재지정이 시행되기 전까지 눈치싸움도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 강남 3구 부동산은 불날 것”이라며 “상급지 갈아타기를 위해 미리 자기 집을 판 사람들은 이번에 안 사면 갈 곳이 없다. 계약을 꼭 해야 하면 (가격) 꼭지에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토허제 재지정을 오는 9월 말까지 6개월간 한시 적용키로 하면서 오는 10월 매매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있다. 이날 잠실엘스 한 부동산에서는 “우리 집을 30억원에 팔 수 있느냐”는 문의가 오자 중개사는 “9월 말에 해제된다니까 8월쯤 상황을 보자”고 답했다.

다만 6개월 뒤 실제로 해제될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허제 해제 후 집값이 뛰는 걸 사람들이 봤는데 쉽게 풀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토허제 해제 후 가격 변동을 봤으니 ‘다음에도 오르겠지’라는 게 시장심리”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집값 과열은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갭투자나 ‘포모’(기회상실 우려) 수요가 줄며 거래도 주춤할 것”(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실거주 시장으로 재편이 예상되고 투자심리 둔화할 것”(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등의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공급 부족과 추가 기준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풍선효과 부작용도 우려된다. 함 랩장은 “서울 주택 구매 수요는 한강변 등으로 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마포·성동이라도 빨리 사놓자’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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