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자동차 제조업체 페라리의 신규 구매자 중 40%가 40세 미만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 시각) CNBC와 포천 등 외신은 최근 2년간 페라리의 젊은 구매자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베네데토 비냐는 CNBC에 “40세 미만 고객이 페라리 신규 구매자의 40%를 차지한다”며 “이는 우리 팀이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다. 이는 2023년 기준 40세 미만 신규 구매자 비중(30%)에서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페라리는 매년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제한해 희소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창업자인 엔초 페라리는 "항상 시장 수요보다 한 대 적은 차량을 공급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전략이 고객의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냐 CEO는 “새로운 페라리 차량을 받기까지 평균 2년 기다려야 한다”며 “한 37세 고객은 40번째 생일 전에 페라리를 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 대기 시간을 “즐거운 경험”이라고 표현하며, 고객들이 차량을 더욱 간절히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페라리는 지난해 신차의 약 81%를 기존 페라리 소유자에게 판매했으며, 그중 48%는 이미 두 대 이상의 페라리를 보유한 고객이 구매했다. CNBC는 이를 에르메스의 버킨백 구매 과정과 비교하며, 신규 고객이 페라리의 한정판 모델을 구매하려면 우선 기본 모델부터 구매해야 하는 브랜드 충성도 전략이 적용된다고 풀이했다.
페라리는 이 같은 전략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페라리는 단 1만 3,752대를 출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18억 8,000만 유로(약 2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순이익 역시 15억 2,600만 유로(2조 4,000억 원)를 기록했다. 비냐 CEO는 “2026년으로 예상했던 수익성 목표의 최고치를 1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라리는 지난 14년 동안 부유한 잠재 고객층의 증가에 맞춰 생산량을 두 배 늘렸다. 2010년에 연간 6,573대를 생산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억만장자 인구가 세 배 증가하면서 생산량도 증가했다.
그러나 페라리는 다른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독점성을 유지하면서도 젊은 고객층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맞춤형 옵션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페라리 매출의 약 20%가 맞춤형 옵션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냐 CEO는 “페라리의 재판매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특정 색상 조합을 사전에 정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고 시장에서 개성적인 색상이 재판매 가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어, 인기 색상과 조합을 사전 선정하는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냐 CEO는 2023년 “페라리 신규 고객의 나이가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 평균보다 10% 더 젊다”며 “껑충껑충 뛰는 말(페라리 로고)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