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구제역이 발생한 전남 영암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영암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이후 엿새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는 백신 항체가 형성되는 이번 주가 추가 확산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군에서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 이후 전날까지 9개 농장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농장은 영암 9곳과 무안 1곳 등 총 10곳이 됐다.
최초 구제역 발생 다음날인 14일 영암 3곳이, 15일 무안 1곳, 17일 무안 3곳, 18일 영암 2곳이 잇단 추가됐다. 영암지역 발생 농장은 모두 첫 방역지역인 3㎞ 이내에 위치해 있고, 무안 발생 농장은 18㎞ 거리에 있다.
발생 농장 10곳에서는 모두 소 1343마리를 사육해왔다. 이중 48마리에게서 구제역이 확인됐으나 확산 방지를 위해 379마리를 살처분했다.
구제역 감염원이나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영암지역의 경우 인접한 농장이라 점을 제외하면 뚜렷한 감염의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무안 농장의 경우 감염 농장간 어떠한 접점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사료나 방역, 농장주 차량 등을 통한 전파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각적인 역학 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도는 오는 22일까지 영암과 무안을 비롯한 22개 전 시군에 우제류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영암·무안·나주 등 3개 지역 접종은 완료됐고, 나머지 시군은 접종률 92%를 기록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완료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초 발생 농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농장들은 긴급 백신을 접종했다. 구제역 잠복기를 감안했을 때 접종 전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는 백신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7∼10일이 걸리는 만큼, 이번 주를 최대 고비로 보고 방역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재난관리기금 3억원을 구제역 심각단계인 10개 시군(영암·무안·나주·화순·장흥·강진·해남·목포· 함평·신안)과 심각에 준하는 방역조치가 취해진 2개 시군(영광·진도) 등 12곳에 긴급 투입한다. 재난관리기금은 백신 접종, 방역·소독약품 등에 사용된다.
전남도는 또 3㎞ 방역대에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 20개소, 10㎞ 내 5개소, 비발생 지역에 5개소를 운영해 확산을 최대한 방지할 계획이다. 1대1 전담 공무원 1943명을 따로 지정해 농장 예찰을 하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방역수칙과 접종요령이 담긴 번역본도 제작해 배포했다.
강영구 전남도 도민안전실장은 “더 이상의 구제역 발생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차단방역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재난관리기금을 긴급 투입하게 됐다”며 “시군에선 신속하게 백신접종과 집중소독 등 차단방역에 온 힘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