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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최수진(왼쪽부터), 김기현, 박성훈 의원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의 SNS 채팅방이 분화하고 있다.

18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탄핵 반대파(반탄파)’ 의원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텔레그램 단체방의 이름은 ‘헌재’ 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각하 또는 기각 촉구를 위한 24시간 릴레이 시위에 참석하는 의원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방이다.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5선 3인방을 비롯해 전체 108명 여당 의원의 과반인 61명이 참여하고 있다.

단체방은 헌재 앞 시위 관련 공지 등을 위해 지난 11일 개설됐다. 헌재 앞 시위는 두 갈래다. 출근길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의원과, ‘대통령 국민변호인단(단장 석동현 변호사)’의 무제한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을 지원하는 의원으로 나뉜다. 헌재방에 공지된 ‘18~19일 당번조’에 따르면 18일 헌재 앞 시위엔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김기현·이인선 의원,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진 김종양·최수진 의원이 참여했다.

박경민 기자
시위 관련 공지 외에도 개별 의원이 당 관련 기사나 자신의 페이스북을 올리며 헌재방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한 참여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엔 같은 당 의원끼리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말하기가 조심스러울 때가 많았다”며 “헌재방 참여자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의원이라 조금 더 편하게 마음을 털어놓게 되는 것 같다. 108명 현역 전원이 참여하는 단체방보다 헌재방에 메시지가 더 많이 올라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탄 성향이 강하다 보니 참여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배타주의를 경계하는 반응도 나온다. 18일 오전 헌재방에 4선 박대출 의원이 “오늘부터 매일 단체로 헌재 앞 기자회견을 제안한다”고 하자, 재선 구자근 의원이 “죄송합니다만, (의원) 전체방에서 논의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괜한 우려와 걱정이 된다. 일단 이 방은 릴레이 시위 동참에 주력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에 박 의원도 “의원 단체방에서 의견 듣는다”고 답했다.

헌재방 이전엔 ‘한남초’방이 반탄파 대표 단체방이었다. 지난 1월 공수처와 경찰의 윤 대통령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에 모인 국민의힘 46명 의원이 참여한 방이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4일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에 ‘탄핵 찬성파(찬탄파)’ 위주의 친한동훈계 의원 20명가량은 ‘시작 2’라는 이름의 별도의 텔레그램 방에서 활발히 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권 도전을 위해 뭉친 박정하·배현진·서범수·박정훈·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 주축이다. 당시 ‘한동훈 캠프’의 이름이 ‘시작’이었다.

이들은 한 대표가 당 대표에 선출된 뒤 의원 전체방에서 주도권을 쥐고 활동했지만,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잠잠해졌다. 대신 시작2란 이름의 단체방을 만들었는데, 기존의 핵심 멤버였던 장동혁 의원은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며 멤버에서 제외됐다. 시작2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김상욱 의원도 한 전 대표와 다른 뜻을 전하는 등의 이유로 친한계에서 축출됐다.

의원 단체방이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등으로 쪼개진 것을 두고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금의 여권 지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현재 국민의힘은 60여 명의 반탄, 20명 전후의 찬탄, 그리고 당 지도부 등 중립 성향 의원 등 세 갈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단체방이 당 분열의 단초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중립 성향의 중진 의원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의원끼리만 집단 사고를 하다 보니 같은 당에서도 의견 일치를 이루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뒤 결과에 따라 서로 간 책임론을 제기하며 자칫 당이 쪼개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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