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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채소로 많이 먹는 알배기 배추가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산이고 하나는 국산입니다. 어떤 게 국산일까요?

두 포기 중에 국산을 딱 짚어낼 수 있다면 ‘원산지 감별’ 능력자입니다.

■ 국산의 절반 값 중국산 채소…원산지 표시 없이 “국산인 척”

외국에서 수입하는 신선 농산물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가격은 국산의 절반 이하입니다.

하지만 시장에 가보면 어느 나라에서 생산한 채소인지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파는 가게가 많습니다.

별다른 표시가 없으면 국산이겠거니,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런 믿음에 은근슬쩍 기대어 아무 표시를 하지 않는 거죠.

그러면서 “소비자가 물어보면 원산지를 말로 설명해 준다”고 둘러대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원산지 표시 단속을 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기동팀과 함께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습니다.

시장 초입에 자리 잡은 채소 가게. 알배기 배추 상자를 나란히 놓고 팔고 있는데, 한 포기에 2,000원씩으로 가격이 같습니다.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같은 가격에 팔고 있는 알배기 배추. 왼편이 중국산, 오른편은 국산이다.

자세히 보면 오른쪽 상자의 알배기 배추는 배추만 쌓아 놓았는데, 왼쪽 상자는 배추가 하나씩 종이에 싸여 있습니다.

이상하죠? 왜 수고스럽게 배추를 종이에 싸놓았지? 답은 중국산이라 그렇습니다.

상자 날개를 들춰보니 아니나 다를까, 왼편 상자에는 ‘원산지 중국’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소비자가 여간 눈썰미가 있지 않고서는 차이를 알아보기 힘들죠. 심지어 같은 가격에 팔고 있으니, 국산 가격에 중국산 알배기 배추를 살 수도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도움을 받아 한-중 채소 구분법을 알아봅니다.


먼저 알배기 배추입니다. 중국산은 국산에 비해 밑동을 바짝 자른다고 설명합니다. 이파리가 살짝 깎일 정도로 잘랐습니다.

또 뿌리 자른 자리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중국산은 좀 더 힘없이 눌리고 국산은 딱딱합니다. 일반적으로 노란 잎이 많은 쪽이 중국산입니다.


다음은 양배추입니다. 보통 국산 양배추가 중국산보다 크고 단단합니다. 또 중국산은 잎이 시들시들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양배추의 뿌리 쪽을 확인해 보면, 국산은 손으로 잎을 뜯어 자른 면이 투박하지만, 중국산은 칼로 잘라서 자른 면이 매끈합니다.

하지만 양배추는 반 통이나 4분의 1로 잘라 파는 경우도 많아서, 자른 양배추를 보고 원산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브로콜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짙은 청록색을 띠는 편이 중국산이라고 설명합니다. 국산이 색깔이 조금 더 누렇게 보였습니다.

겉을 만져보면 폭신폭신한 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국산입니다.

또 기둥 부분을 보면 주변 이파리를 손으로 뜯어내서 거칠게 잘린 편이 국산이고, 칼로 잘라 매끈한 것이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브로콜리는 하나에 천 원, 국산은 2천 원입니다.


“흙 당근은 국산, 세척 당근은 중국산”이라는 말은 상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농산물은 흙이 묻은 채 들어올 수 없습니다. 검역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근은 세척 당근으로 들어오는데, 주스 가게에서 쓰는 당근은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별도로 ‘국산’이라 강조 표시한 가게를 빼곤 말이죠.

일반적으로 중국산 당근이 크기도 크고 모양이 일정하다고 설명합니다.

국산 당근은 1kg에 6,000원 선, 중국산은 2,000원입니다. 세 배 차이가 나죠.

하지만 ‘가격이 싸면 중국산’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역 이용해서, 소포장 세척 당근을 ‘국산인 척’ 팔면 또 속을 수 있습니다.

저희도 전통시장에 있는 비교적 큰 가게에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마치 국산인 척’ 팔고 있는 세척 당근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원산지 표시 없이 세척당근을 팔고 있었는 두 가게의 가격 차이가 컸다. 하지만 두 가게 모두 같은 중국산 ‘신선당근’ 을 가져다 팔고 있었다. 가격 차이가 국산임을 보증하지 않는다.

다른 가게들이 세척 당근 5~6개를 2,000원에 팔 때, 이 가게는 세척 당근 2개를 비닐봉지에 담아 1,5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이건 깨끗해 보이고 2개에 1,500원으로 좀 더 비싸니 국산일까, 하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두 가게에서는 똑같은 중국산 ‘신선 당근’ 상자가 나왔습니다.


대파도 흙이 묻어있으면 수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산 대파는 뿌리를 자르고 들어옵니다.

‘흙 뿌리 대파’라고 하면 국산이라고 믿어도 되겠습니다.

크기를 비교해 보면 중국산 대파가 국산보다 크고 굵은데, 잘라보면 조직도 질긴 편입니다.


식당에 가서 김치를 먹는데 배추의 겉잎인 초록색 ‘청잎’이 보인다, 하면 그건 국산 김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배추가 청잎이 별로 없고 노란빛을 띤다고 했는데, 그런 배추로 김치를 담가서 김치에도 청잎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빛깔도 중국산 김치가 더 붉은 빛을 띠고, 김칫국물이 국산보다 더 걸쭉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단속에서 김치 원산지 거짓 표시로 적발된 곳은 과천에 있는 한 음식점이었습니다.

김치와 백김치를 나란히 내놓고 있었는데, 원산지 표시판에는 김치를 국내산이라고 표시해 놓았습니다.

‘김치 국내산’이라고 표시해놓았지만 백김치가 중국산으로 드러났다. 업주는 ‘원가절감을 위해서 중국산을 썼다’고 거짓표시를 인정했다.

하지만 창고에서는 ‘중국산 백김치’ 상자가 나왔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임상균 기동팀장은 “김치 원산지 표시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해왔는데, 그동안 백김치가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드물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고물가와 불황 속에서는 원산지 표시 위반이 더 많아지고, 소비자들의 ‘국산이냐 수입이냐’ 하는 원산지 의식도 흐려지기 쉽다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9] 채솟값 고공행진에 수입 급증…‘중국산’도 ‘국산’인 척 (3월 14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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