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삼성·KB證 등 6곳 원유 ETN 상장 예정
‘핵심 테마’ 원유 ETN, 전체 상품 중 7% 차지
유가 약세에도 ‘변동성 베팅’ 투자 수요 커
국제 원유 가격이 3년째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증권사가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을 재출시할 전망이다. 원유 ETN은 국제 유가 등락률에 투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품인 만큼 투자 수요가 높다. 유가 약세에도 증권사들이 원유 ETN 출시를 준비하는 이유다.
코로나 사태 직후 원유 레버리지 ETN는 과도한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하고 금융 당국이 추가 매매 거래를 정지하는 등 몸살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원유 ETN에 대한 투자 과열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증권사들은 쏠쏠한 이익을 챙겼었다. 당장은 국제 유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다시 급등락할 경우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2종)과 삼성증권(3종), KB증권(2종)이 다음달 총 7개의 원유 ETN을 출시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도 기존 원유 ETN과 비슷한 조건으로 발행을 준비 중이다. 증권사들은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핵심 상품 라인인 만큼 기존 투자자 수요에 맞춰 원유 ETN을 상장할 계획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오는 5월 9일이 만기인 기존 원유 상품에 대해서 재출시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KB증권은 환율 변동을 반영하지 않는 환헤지 조건을 없애고 환오픈형(외환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에 자산을 노출하는 것)으로 다시 출시할 방침이다. 5월 9일이 만기인 상품에 대해 재발행하지 않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ETN은 특정 자산이나 자산 지수의 등락률을 추종하는데, 만기일이 되면 투자자는 ETN이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의 성과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통상 증권사들은 인기 있는 ETN의 만기가 다가오면 비슷한 조건의 새로운 상품을 다시 출시해 기존 투자자가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지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길어지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유 ETN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몰렸다. 같은 해 4월 27일 하루에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8곳의 증권사가 총 17종의 원유 ETN을 대거 출시했다.
하지만 이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가는 줄곧 하락했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22년 6월 8일 배럴당 119.78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유가가 계속 떨어지자, 지난해 5월 대신증권의 ‘대신 S&P WTI원유 선물’ ETN은 지표가치 하락으로 인해 조기 청산당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WTI 선물 가격이 1월 12일 배럴당 77.88달러까지 반짝 올랐다가 과잉 공급 가능성, 트럼프 관세 정책 발표로 인한 수요 불안 등에 이달 들어 60달러선을 횡보하고 있다.
원유 가격은 변동성이 커 간접적으로 원유 등락에 베팅해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ETN을 활용한다. 현재 국내 상장된 ETN 상품 400개 중 원유 상품은 28개로, 7%에 해당한다. 원자재 테마 중에서는 비중이 큰 편이다.
원유 ETN을 재출시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WTI는 대표할 만한 선물 상품 라인”이라며 “기존 투자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와 투자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다시 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유에 대한 증권가의 투자 의견은 엇갈린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에너지기관의 원유 수급 전망에 큰 변화가 없고, 상반기 원유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이슈 등이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엔 이른 만큼 현재 원유시장 내 공급 과잉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석유 공급 과잉 상황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원유 투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낮은 수준이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매수 포지션은 지양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핵심 테마’ 원유 ETN, 전체 상품 중 7% 차지
유가 약세에도 ‘변동성 베팅’ 투자 수요 커
국제 원유 가격이 3년째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증권사가 원유 상장지수증권(ETN)을 재출시할 전망이다. 원유 ETN은 국제 유가 등락률에 투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품인 만큼 투자 수요가 높다. 유가 약세에도 증권사들이 원유 ETN 출시를 준비하는 이유다.
코로나 사태 직후 원유 레버리지 ETN는 과도한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하고 금융 당국이 추가 매매 거래를 정지하는 등 몸살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원유 ETN에 대한 투자 과열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증권사들은 쏠쏠한 이익을 챙겼었다. 당장은 국제 유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다시 급등락할 경우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2종)과 삼성증권(3종), KB증권(2종)이 다음달 총 7개의 원유 ETN을 출시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도 기존 원유 ETN과 비슷한 조건으로 발행을 준비 중이다. 증권사들은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핵심 상품 라인인 만큼 기존 투자자 수요에 맞춰 원유 ETN을 상장할 계획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해당 증권사들은 오는 5월 9일이 만기인 기존 원유 상품에 대해서 재출시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KB증권은 환율 변동을 반영하지 않는 환헤지 조건을 없애고 환오픈형(외환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에 자산을 노출하는 것)으로 다시 출시할 방침이다. 5월 9일이 만기인 상품에 대해 재발행하지 않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유일하다.
ETN은 특정 자산이나 자산 지수의 등락률을 추종하는데, 만기일이 되면 투자자는 ETN이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의 성과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통상 증권사들은 인기 있는 ETN의 만기가 다가오면 비슷한 조건의 새로운 상품을 다시 출시해 기존 투자자가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지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길어지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유 ETN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몰렸다. 같은 해 4월 27일 하루에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8곳의 증권사가 총 17종의 원유 ETN을 대거 출시했다.
하지만 이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가는 줄곧 하락했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22년 6월 8일 배럴당 119.78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유가가 계속 떨어지자, 지난해 5월 대신증권의 ‘대신 S&P WTI원유 선물’ ETN은 지표가치 하락으로 인해 조기 청산당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WTI 선물 가격이 1월 12일 배럴당 77.88달러까지 반짝 올랐다가 과잉 공급 가능성, 트럼프 관세 정책 발표로 인한 수요 불안 등에 이달 들어 60달러선을 횡보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원유 가격은 변동성이 커 간접적으로 원유 등락에 베팅해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ETN을 활용한다. 현재 국내 상장된 ETN 상품 400개 중 원유 상품은 28개로, 7%에 해당한다. 원자재 테마 중에서는 비중이 큰 편이다.
원유 ETN을 재출시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WTI는 대표할 만한 선물 상품 라인”이라며 “기존 투자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와 투자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다시 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유에 대한 증권가의 투자 의견은 엇갈린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에너지기관의 원유 수급 전망에 큰 변화가 없고, 상반기 원유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이슈 등이 미치는 영향을 예단하기엔 이른 만큼 현재 원유시장 내 공급 과잉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석유 공급 과잉 상황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원유 투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낮은 수준이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매수 포지션은 지양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