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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2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1차 방류
2023년 8월 첫 방류 이래 바다·수산물 이상 無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4년이 됐다. 사고 이후 전 세계 관심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에 집중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023년 8월부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자 당시 국내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오염수가 한반도 해역까지 흘러 들어와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12일부터 17일간 후쿠시마 오염수 11차 방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방류를 앞두고는 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1년 반 동안 10차례 오염수 방류가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발표한 보고서 어디에서도 바다나 수산물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1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고 오염수가 방류됐는데, 2023년 8월 24일부터는 배출 기준 미만으로 희석한 오염수를 방류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오염수가 방류될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처리까지 한 물을 방류하는 데 과학적, 상식적으로 문제가 있을리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9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수입 식품 부적합 비율은 中이 더 높아
조선비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가 공개하는 각종 방사능 안전 정보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023년 8월 24일 이후 문제가 발생한 부분이 있는지 분석했다.

KINS는 2023년 8월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1차 방류가 시작된 이후 매번 방류가 끝날 때마다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보고서 10건은 최종 결론이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았다. 모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수부는 국내에 유통되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품목은 천일염, 고등어, 김, 넙치, 멸치, 갈치, 굴, 황다랑어, 꽃게, 오징어 등이다. 2023년 8월 24일 이후 국내 유통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총 2만8000여건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부적합 건수는 제로(0)였다.

국내 해양과 해수욕장에서 실시하는 방사능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세슘과 삼중수소 모두 문제가 생긴 적이 없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부터 전국 238곳에서 운영 중인 방사선 감시소의 관측치 역시 ‘정상’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뉴스1

일본에서 수입한 식품은 어떨까. 식약처는 식품 방사능 검사 결과를 매일 공개하고 있다. 2023년 8월 24일 이후 일본에서 수입한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모두 5만5231건 실시됐다. 이 중 적합 건수는 5만5198건이고, 33건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수입되고 있다고 우려할 수 있지만, 부적합율 0.059%로 매우 낮은 편이다.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식품이 부적합율이 더 높았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수입된 식품 중 방사능 검사 부적합율은 1.114%, 러시아는 0.535%, 미국은 0.583%, 이탈리아는 2.586%였다. 일본산 식품에 대한 검사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걸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셈이다.

선박평형수도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선박은 빈 배로 출항할 때 균형을 잡기 위해 항구에서 바닷물을 평형수로 넣는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2023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일본 치바현 등에서 입항한 선박 457척에 대한 선박평형수 방사능 조사 결과, 모두 적합이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후쿠시마 인근 해역도 삼중수소 문제 없어
일본 해역에서 진행 중인 방사능 오염수 검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인근해역 3㎞ 이내 10개 지점, 10㎞ 이내 4개 지점에서 바닷물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방출정지 판단이 내려지는 삼중수소 농도는 3㎞ 이내 지점에서는 1L당 350Bq(베크렐, 방사능 단위), 10㎞ 이내 지점에서는 20Bq이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10차 방류에서는 3㎞ 이내 지점에서는 해수 중 삼중수소 농도가 모두 1L당 50Bq을 넘지 않았다. 오염수 방류 전과 비교해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10㎞ 이내 지점에서는 아예 삼중수소가 검출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정범진 교수는 “일본이 자신들 앞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면서 자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희석해서 내보내는데, 그 물이 우리나라에 와서 갑자기 농도가 높아질 수는 없다”며 “과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 된다고 선동했던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염수 11차 방류에 맞춰 일본 현지에서 모니터링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종문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KINS 소속 전문가를 후쿠시마 현지로 파견해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방류설비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며 “한국과 중국, 스위스, 프랑스 전문가들은 12차 방류 대상 오염수 시료도 직접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17일부터 11월 4일까지 진행된 후쿠시마 오염수 10차 방류 당시 후쿠시마 인근 해역(3㎞)의 삼중수소 농도 분석 결과. 모든 관측 지점에서 삼중수소 농도에 문제가 없었다./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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