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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엔비디아 등 미국 주식 시장 주요 종목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봤던 ‘서학 개미’들이 트럼프발 증시 급락과 오는 5월 예정된 양도소득세 신고 이중고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수익을 실현한 뒤 재투자한 경우가 많은데 미 증시 내림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을 대부분 날린 채 당장 수백만~수천만원의 세금만 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69%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00% 폭락했다. 이로 인해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애플·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에 투자했던 서학 개미들이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테슬라 주가는 15.4% 급락하며 222.15달러로 마감했고, 엔비디아 주가는 5.1% 하락한 106.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 증시 호조로 국내 개인 해외 주식 투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은 173조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20%의 세율(지방소득세 포함 최대 22%)이 적용된다. 지난해 1000만원의 이익을 봤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지난해 번 이익금을 올해 재투자했다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해서 지난해분의 세금을 면제해주지도 않는다. 지난해 번 돈에 대한 세금은 내야 하고, 올해 마이너스가 된 금액은 내년에 이익 여부를 따져 세금 부과 여부가 결정될 뿐이다.

한 미 증시 투자자는 “지난해 이익을 실현한 금액은 대부분 재투자했는데 미 증시가 급락하면서 당장 수백만원 손실이 난데다 세금도 300여 만원을 내야 한다”며 “세금을 내기 위해 주식을 팔자니 손실이 너무 크고, 그냥 두자니 연체 가산세가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해외 증시 투자를 위해선 면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이익을 실현할 경우 세금을 낼 때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반면에 연초에 이익을 실현했다면 세금 납부까지 1년여 시간 동안 세금 납부용 자금을 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1000만원의 세금이 예상된다면 남은 1년여 동안 채권 ETF 등 5~6%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 상품에 이 자금을 투자하면 실질적인 납부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해 미 증시 호조로 초보 투자자들이 준비 없이 큰 금액을 투자한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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