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는 11일 “정치권에 있는 무속의 영향은 아주 심각하다”며 “기독교계에서는 무속 신앙과 영적 전쟁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나라의 운영이나 모든 면에서 무속 신앙이 배제돼야 건강한 나라가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 주변 무속인들이 국정에 영향을 미친 데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무속에 빠지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여러 차례 공적인 메시지를 (대통령 쪽에) 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무속에 심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계엄을 기획한 핵심 인물 중에 한 사람이 무속인이었다는 것은 (기독교인 입장에서)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노상원씨는 윤 대통령의 ‘12·3 불법 내란’에 관여한 혐의 등(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으로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 목사는 “무속 신앙에 빠지면 현실을 무시하게 되고 블랙홀처럼 빨려들게 된다. 교회에서는 이 문제를 계속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11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이 목사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를 부정하려는 듯한 태도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법치주의”라며 “어떤 결정이 나든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듯이 법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광훈·손현보 목사 등이 정치 집회를 주도하며 강경한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해서도 이 목사는 “성경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 극단으로 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에 대해서도 “우리의 가장 큰 숙제인 대통합을 위해 종교계가 한마음이 되어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며 급속하게 번지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밝혔다.

한겨레

임석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