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중부 일대 8개 지역 경찰서장 동원
폭력사태 엄정 대응 캡사이신·장봉 훈련
폭력사태 엄정 대응 캡사이신·장봉 훈련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 병력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8개 지역을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경찰력을 총동원한다.
박현수 서울경찰청 직무대리는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재판관 보호, 탄핵 찬반 단체 간 충돌 방지, 인파 관리를 위해 가용 병력을 최대한 동원할 것"이라며 "종로·중부 일대를 8개 지역으로 나눠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장'으로 투입될 8명의 서울 지역 경찰서장들이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 지역경찰, 대화경찰 등 병력을 직접 지휘한다. 이들 지역장 포함 총경급 이상 지휘관만 30명 넘게 동원할 계획이다.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은 서울경찰청장이 행정명령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과거 G20, APEC, 아세안 정상회의 때도 지정된 전례가 있다.
경찰은 집시법상 집회 금지 구역인 헌법재판소 100m 이내는 차 벽으로 둘러싸 진공 상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비상근무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갑호 비상' 발령도 유력한 상황이다. 갑호 비상은 경찰력의 100%를 가용하는 것으로, 모든 경찰관의 연차 사용이 금지된다.
폭력 사태에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박 직무대리는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120㎝ 경찰 장봉 동원 등 물리력 사용 가능성에 대비한 훈련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유소·공사장 등 위험 시설물에 대한 접근 차단도 고려 중이다. 헌재 주변 공사장을 사전 수색해 집회·시위 용품 반입을 막고, 혹시나 있을 돌발 상황에 대비해 주유소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 소방 당국과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박 직무대리는 "가급적 구급차를 많이 배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8개 구역을 나눠서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헌재에 대한 폭력 사태 예고 글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박 직무대리는 "112 신고가 들어온 게시글 약 60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헌재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