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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글라스, 국민연금 유일 공개중점관리기업
수년 동안 임원 보수 한도의 적정성 지적받아
등기이사 보수 총액의 8할 정몽익 회장 몫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39% 줄어들어

서울 잠원동 KCC글라스 본사 전경. / KCC글라스

국민연금의 유일한 공개 중점관리기업인 KCC글라스가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지적했던 임원 보수 한도를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그대로 확정한다. KCC글라스는 등기이사 5명 보수 총액의 80% 이상을 정몽익 회장에게 지급해 의결권 자문기구로부터 비판받은 바 있다. 결국 국민연금이 지난해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지만, 정 회장 보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KCC글라스는 이달 28일 서울 잠원동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재무제표 승인,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등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KCC글라스는 이 중 이사 보수 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을 60억원으로 산정했다. 전년도와 같은 규모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4월 KCC글라스를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2022년 3월 남선알미늄 이후 2년 만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KCC글라스 임원 보수 한도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국민연금은 “2023년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으나,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한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공개 전환 이유를 밝혔다.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KCC글라스 지분을 6.87%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2024년 4월 KCC글라스에 보낸 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 통지문. /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은 투자한 기업의 배당 정책, 임원 보수 한도, 기업가치, 주주권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선 비공개로 최대 1년간 해당 기업과 대화한다. 개선되지 않으면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전환해 1년간 대화를 더 이어간다.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으면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전환하고, 이후에는 주주제안 등 주주 활동으로 압박 강도를 끌어올린다.

즉 KCC글라스가 공개 중점관리기업이라는 건 국민연금이 이미 수년간 대화를 시도해 왔다는 의미다. KCC글라스는 등기이사 5명에게 주는 보수 총액의 8할을 정몽익 회장에게 지급해 매년 논란을 빚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KCC글라스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해 KCC글라스가 이사 보수 한도를 60억원으로 상정했을 때는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지배주주에 대한 과도한 보수 지급, 독립적인 보수 심의기구 부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몽익 회장과 차상위 전문경영인의 보수 격차가 6배 넘게 벌어지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 조선 DB

KCC글라스의 이사 수는 정몽익 회장을 포함해 총 5명(사외이사 3명)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냇동생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KCC글라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1~3분기 보수로 25억2700만원을 받았다. 2023년 1~3분기와 비슷한 규모다. 작년 사업 보고서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연간 보수도 예년과 유사한 34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공시된 KCC글라스의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이사 5명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41억8667만원이다. 사외이사 3명에게 준 보수는 총 1억9200만원이다. 나머지 약 40억원이 정 회장과 변종오 대표이사에게 지급된 것이다. KCC글라스는 지난해 579억743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0%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선 기관·자문사 지적에도 KCC글라스가 정 회장에게 보수를 몰아주는 게 KCC와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분할 비용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정 회장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KCC 지분을 정리하고 KCC글라스 지분을 늘려왔다. 정몽진 KCC 회장도 올해 들어 KCC 지분 확대에 나섰다. 시장에선 두 회장이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해석이 나온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작년 7월 사외이사 3인이 이끄는 보상위원회를 신설해 사내이사의 성과 평가와 보상 정책을 맡겼다”며 “국민연금과 대화에도 적극 임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공개 중점관리기업과 대화 과정은 공개할 수 없다”며 “공개 중점관리기업 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규정에 따라 공시하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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