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던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던 과정, 정말 험난했었는데요.
첫 소환 통보 36일 만에 겨우겨우 확보했던 윤 대통령 신병을, 검찰은 수사팀 반발까지 꺾어가며 맥없이 내줬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3일, 공수처의 첫 체포영장 집행 시도.
첫 장벽인 흰색 철문이 열리자 경호처 대형버스가 막아섰습니다.
군용 기갑차량까지 동원해 3단계 방어선을 구축한 경호처.
군 병력 등 200여 명이 인간벽을 쌓았고, 일부는 개인화기까지 갖고 있었다고 공수처가 밝혔습니다.
공수처는 결국 윤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직접 관저 진입로까지 내려와 대비 태세를 점검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부인했지만, 김성훈 경호차장에게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물었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1천 명 이상 인원을 대폭 늘려 이뤄진 2차 체포영장 집행.
경찰이 사다리를 타고 차벽을 넘어갔고, 공수처 검사가 윤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12월 11일 검찰의 첫 소환 통보 36일 만에야 수사 기관이 겨우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한 겁니다.
하지만 석방 과정은 신속했습니다.
검찰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27시간여 만에 즉시항고 대신 석방 지휘를 결정했습니다.
법원이 취소 사유로 든 구속 기간 산정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특별수사본부 수사팀이 끝까지 반발했지만,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 석방을 선택했습니다.
한 검찰 간부는 "5시 15분 석방지휘서 송부 직전까지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면서 내부 갈등을 내비쳤습니다.
같은 범죄로는 구속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윤 대통령은 내란죄 혐의로는 다시 구속되지 않습니다.
헌재에서 파면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소추 특권이 있는 윤 대통령을 다시 구속할 방법은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구치소를 유유히 걸어나오면서 자신이 이겼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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