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정진석 실장 등과 ‘김치찌개’ 저녁식사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의왕=이한형 기자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도착했다. 지난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한 뒤 52일 만의 관저 복귀였다. 윤 대통령은 반갑게 꼬리치며 자신을 맞는 반려견들을 하나하나 안아줬다고 한다. 이어 배우자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강의구 부속실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함께 김치찌개로 저녁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건강은 이상 없다. 잠을 많이 자니 더욱 건강해졌다”며 주변을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게 많은 곳”이라며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앞서 김진홍 목사가 수감 중인 윤 대통령에게 성경을 전달한 일이 알려졌었다.
윤 대통령은 옥중에서 개인적으로 떠올린 생각들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수감됐던 지인들을 하나둘 떠올리며 ‘그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고도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교도관들도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을 많이 하는 걸 봤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가볍게 식사를 마친 뒤 반려견들과 함께 내실로 들어가 일찍 휴식을 취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8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서울구치소 앞에 가 있던 정 실장과 김주현 민정수석, 김 차장 등이 인사하며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경호차량을 타고 이동한 윤 대통령은 오후 6시15분쯤 관저에 도착했다. 관저 정문 앞에는 윤 대통령의 석방에 환호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다.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뒤 약 5분간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석방 절차 중 구술로 대국민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자신의 구속에 항의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가 있다는 소식, 비상계엄 관련 임무를 수행하다 고초를 겪는 공직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단식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 건강 상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뜻을 충분히 알리신 만큼 이제 멈춰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