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434명.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 아동의 수입니다.
한국인처럼 자라왔지만, 한국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해야하는 아이들. 한국에서의 삶도, '불법'인 삶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늘 강제퇴거를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3년 전 시행된 법무부의 한시적 구제 대책으로 일부는 임시 체류 자격을 얻었지만, 이 대책도 이번달이 지나면 종료됩니다.
KBS는 '있지만 없는' 존재가 된 아이들의 기록을 3편의 기획 기사로 조명합니다.


■"있지만 없는, 나의 기록①" 강태완을 소개합니다.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의 특장차 제조업체에서 30대 청년이 기계에 몸이 끼이며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년의 이름은 '강태완'.

몽골 출신인 태완 씨는 어릴 때 어머니와 입국한 뒤 서른 살이 될 때까지 '미등록 신분'으로 살았습니다.

태완 씨의 어머니가 취업 비자를 받아주겠다는 브로커에 속아 미등록 신분이 되면서부터였습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배우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한 태완 씨는 자신이 친구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걸 알게 될 때마다 조금씩 움츠러들었습니다.

'강태완'이란 이름을 통해서는 휴대전화를 쓸 수도, 대학에 갈 수도, 흔한 이메일 주소를 만들 수도 없었습니다.

"미래가 없었다"던 그 시기에도 태완 씨는, 25년 간 본인을 '없는 존재'로 규정한 한국이 정한 절차를 착실히 밟아왔습니다.

자진출국 제도를 통해 '엄마의 나라'일 뿐이었던 몽골로 출국했고, 유학 비자를 얻어 '프렙체렝 타이왕'이라는 몽골 이름을 가지고 다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인구감소지역으로 가면 거주비자를 더 빨리 얻을 수 있다는 법무부 정책에 연고도 없는 전북 김제에 취업했습니다.

그렇게 거주비자를 얻은 지 4개월 만에, 제 이름으로 딴 운전면허와 신용카드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산재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비자를 따고 처음으로 희망이 보였다"던 태완 씨의 죽음 앞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정책과 제도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태완 씨의 삶을 가까운 사람들의 입을 빌려 늦게나마 전합니다.

(촬영기자 서원철 / 영상편집 서원철 전혜지)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42 관저복귀 尹 행보는…헌재 선고 대비가 우선 '절제된 행보' 나설듯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1 “B형 간염, 간수치 정상이면 괜찮다고?”…통념 뒤집는 연구 또 나왔다[헬시타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0 구치소 나온 尹 “더 건강해져… 성경 많이 읽었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9 "가방 대신 빨간 립스틱"…불황에 '작은사치' 명품 화장품 인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8 한국인으로 자라난 아이들…3월 지나면 추방위기? [있지만 없는, 나의 기록]③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7 "칼 쑤시는 고통에 8770㎞ 비행"…안락사로 엄마 보낸 딸 작별일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6 [단독]현금 없는데 매수된 ELW?···시스템 오류에도 미래에셋은 ‘모르쇠’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5 트럼프 파트너면서 저격수…이 남자 줄타기에 "정신 아찔하다" [후후월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4 [작은영웅] 전동차 안에서 ‘쿵’…쓰러진 여성 구한 충무로역 의인들(영상)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3 포니·각 그랜저·갤로퍼 등 ‘올드카’… 여전히 수천만원 호가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2 미장이 대세라더니…서학개미들 올라탄 미국 ETF '무더기 손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1 '부채비율 1천400%' 등급강등 예견됐지만…MBK는 "몰랐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0 [단독] 반도체·미래차 등 국내생산 기업에 법인세 감면···이재명표 ‘전략산업촉진세제’ 법안 발의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9 "오픈 5일만에 터졌다"…롯데온 '뷰세라'로 뷰티 매출 2배 껑충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8 탄핵심판 선고 앞둔 尹 석방에…여야, 정치적 파장 촉각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7 '자산상위 5%' 상속세 완화론…공제 원포인트? 유산취득 개편?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6 연일 뭇매맞은 백종원…봄에는 TV서 볼 수 있을까[산업이지]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5 與, 이재명 겨냥해 개헌론 포위망…'탄핵 프레임 전환' 포석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4 전국 지자체, '챗GPT' 등 생성형 AI 구독료로 연 4억원 지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23 "이혼 후 다둥이 혼자 키워야 해서" 입대 거부한 30대…법원 판단은? new 랭크뉴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