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과 가까운 지역은 경제 규모가 커지고, 먼 지역은 쪼그라들고 있다. 부산과 인천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제2의 수도’라는 지위는 이제 경제 규모로 따지면 부산에서 인천으로 넘어갔다.
김경진 기자



부산, 인천에 ‘제2 도시’ 타이틀 넘겨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16조8630억원으로, 부산(114조1650억원)을 추월했다. 인천의 GRDP가 부산보다 커진 건 처음이다. 지역내총생산은 해당 경제구역 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합산한 것으로, 경제 규모를 비교하는 데 활용하는 지표다.

2015년만 해도 부산의 GRDP가 88조7490억원으로, 인천(81조8050억원)보다 7조원가량 컸지만 이후 격차가 줄어들더니 2023년부턴 인천이 부산을 넘어섰다. 이 기간 인천의 GRDP가 42.9% 성장하는 동안 부산은 28.6%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경제 성장이 가속하면서 전국 GR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0.1%에서 2023년 52.3%로 확대됐다.



수도권 일자리 쏠림…100대 기업 부산엔 0개
인구 등 다른 지표를 봐도 인천과 부산의 희비는 명확하게 엇갈렸다. 지난 1월 기준 부산 인구는 5년 전보다 14만8000명 감소했는데 인천에선 이 기간 6만8000명 늘었다. 여전히 부산 인구가 인천보다 많다지만, 노인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실업자를 뜻하는 '경제활동인구'로 비교하면 1월 기준 처음으로 인천(174만7000명)이 부산(172만1000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진 기자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청년층이 부산 등 비수도권을 빠져나갔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부산상공회의소가 금융감독원 공시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부산 소재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1000대 기업 중엔 31곳이 포함됐는데 제조업은 12개 사로 38.7%에 그쳤다. 같은 해 인천 소재 기업 3곳이 100대 기업에 포함되고, 1000대 기업엔 37곳이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된다.

수도권 쏠림은 부동산 경기와도 직결된다. 지난 1월 미분양 주택 7만2624가구 중 지방 물량만 5만2876가구(72.8%)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비수도권 자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은행 가계대출 총량 제한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인구와 일자리가 모두 수도권에 쏠리고 있는 상황에선 지방 대출 수요 자체가 없어 실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직자부터가 교육과 의료인프라가 잘 돼 있고 직업 선택 폭이 넓은 수도권 취업을 선호한다. 비수도권에 일자리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구인난 때문에 어떻게든 서울에 가깝게 있어야 한다는 게 기업 입장”이라며 “지방 권역별로 광역클러스터를 구축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지 않는 한,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50 [르포] “AI 아바타가 주문 받고 레일로 상품 수령”… 2030 사로잡은 무인점포 ‘GGLS’ 가보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9 [샷!] '태양의 후예'도 거들었지…500억개 팔린 K푸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8 “카드사·홈플러스 믿었는데” 증권사서 복잡한 금융상품 수천억 사들인 개인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7 10살 아들에게 술주정하며 2시간 잠못자게 한 엄마 징역형 집유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6 “여자애 귀가 이래서 어쩌냐” 부모 걱정이 키운 딸의 공포 [.txt]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5 [연금의 고수] “내 땅으로 月 200만원 받는다”… 땅부자들 관심 끄는 ‘농지연금’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4 민주당 "교묘한 기술로 尹석방"…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논의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3 "식자재값·직원 월급 6,000만 원 밀렸다"… 홈플 입점업체의 한숨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2 관저복귀 尹 행보는…헌재 선고 대비가 우선 '절제된 행보' 나설듯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1 “B형 간염, 간수치 정상이면 괜찮다고?”…통념 뒤집는 연구 또 나왔다[헬시타임]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40 구치소 나온 尹 “더 건강해져… 성경 많이 읽었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9 "가방 대신 빨간 립스틱"…불황에 '작은사치' 명품 화장품 인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8 한국인으로 자라난 아이들…3월 지나면 추방위기? [있지만 없는, 나의 기록]③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7 "칼 쑤시는 고통에 8770㎞ 비행"…안락사로 엄마 보낸 딸 작별일기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6 [단독]현금 없는데 매수된 ELW?···시스템 오류에도 미래에셋은 ‘모르쇠’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5 트럼프 파트너면서 저격수…이 남자 줄타기에 "정신 아찔하다" [후후월드]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4 [작은영웅] 전동차 안에서 ‘쿵’…쓰러진 여성 구한 충무로역 의인들(영상)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3 포니·각 그랜저·갤로퍼 등 ‘올드카’… 여전히 수천만원 호가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2 미장이 대세라더니…서학개미들 올라탄 미국 ETF '무더기 손실' new 랭크뉴스 2025.03.09
46131 '부채비율 1천400%' 등급강등 예견됐지만…MBK는 "몰랐다" new 랭크뉴스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