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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자회사 비리 무더기 적발

공자금 1조 날리고 수십억 성과급
부실기업 부당 대출 152억 손실
中사업 무리한 투자 1900억 떼여
연합뉴스

국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한 지점장이 대출 브로커와 공모해 부실기업에 부당대출을 해주고 은행 측에 100억원대 손실을 끼친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지점장은 대출해준 업체 7곳에 자신의 아들과 딸 채용도 청탁했다.

산은의 구조조정·매각업무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는 2021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밀실’ 협상을 벌여 1조원대 손해를 끼치고도 오히려 수십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6일 ‘산업은행 정책자금 운용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총 20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청주지점장이었던 A씨는 2016~2020년 자신이 대출을 담당한 업체 7곳에 자신의 아들과 딸 채용을 청탁했고, 자녀들은 해당 업체를 돌아가며 입사와 퇴사를 반복했다. A씨는 2019년 3월 아들이 한 업체에 취업하자 두 달 뒤 해당 업체에 65억원의 신규 대출을 내주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A씨의 채용 청탁을 받은 7개 업체는 산은으로부터 4년간 322억원을 대출받았다. 감사원은 7개 업체 중 3곳이 부실화돼 산은이 89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판단했다. A씨는 대출 브로커를 끼고 부실업체에 편법으로 여러 차례 대출도 내줬는데, 산은은 이 중 152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대출을 알선한 브로커는 최소 1억3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감사원은 보고 있다.

산은은 내부 감사를 통해 A씨의 여신 규정 위반 행위를 6차례 적발했지만 인사 기록에도 남지 않은 ‘주의’ 조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검찰에 A씨 수사를 의뢰하고 산은에는 면직을 요구했다.

산은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사실도 파악됐다. 산은은 중국의 ‘하이난성 하이커우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에 1억3000만 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했지만 대주주인 중국 하이난그룹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이를 전액 손실 처리했다. 감사원은 산은이 하이난그룹의 신용 리스크 문제를 인지하고도 투자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KDBI는 2021년 6월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위한 제한경쟁입찰을 진행했는데, 이때 1순위자였던 중흥건설과 사전에 입찰가를 상의하는 등 밀실 협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흥건설은 당시 자신들이 2순위자보다 5000억원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사실을 확인하고 입찰가를 낮추기 위한 재입찰을 요청했고, 결국 1차 입찰 때보다 2400억원 낮은 2조671억원에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산은이 공적자금 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해 대우건설 지분(50.75%)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1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KDBI는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을 대대적 성과로 홍보하면서 관련 임직원 11명에게 45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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