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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외압 의혹 폭로 뒤 보직 잃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정훈 대령이 해병대 인사근무차장에 임명됐다.

해병대사령부는 6일 “박 대령을 군사경찰 분야의 전문지식, 경험 등을 고려하여 3월7일부로 해병대 인사근무차장으로 보직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병대사령부는 “향후 박 대령은 해병대 병영문화 정착과 정책, 제도 발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령은 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사건 축소 외압 의혹을 받았다고 폭로해 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무보직 상태로 매일 아침 8시 해병대사령부 인근의 아무도 없는 외딴 사무실로 출근해, 주어진 일 없이 퇴근 시간까지 대기해 왔다. 그는 지인들에게 “하루 종일 이야기할 사람이 없이 하늘을 보면서 구름과 대화하고 돌과도 대화한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검찰은 박 대령을 항명·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으나, 지난 1월9일 1심을 맡은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선고 이후에도 박 대령의 무보직 상태가 이어지자 시민사회에선 비판이 거셌다. 이에 해병대사령부는 정식 직위가 아닌 ‘인사근무차장’을 임시로 만들어 박 대령을 보직발령했다.

국방부는 1심 무죄 선고 항소한 상태로, 2심은 민간 법원인 서울 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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