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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산 자동차 관세 1달 유예
S&P500 1.12%↑, 나스닥 1.46%↑
관세 불안은 여전···민간고용 7만7000개 그쳐
연준 베이지북, ‘관세’ 49회 언급하기도
므누신 전 장관 “관세, 불확실성 없애라” 비판
무역전쟁 불안에 국제 유가 9월 이후 최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의 반응에 따라 관세 정책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이날 부진한 민간 고용 채용 실적에 지지부진했던 증시는 백악관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 관세 부과를 한 달간 면제한다는 소식에 상승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앞으로 한동안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고물가 속 저성장) 우려와 관세 불확실성에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85.60포인트(1.14%) 상승한 4만3006.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4.48포인트(+1.12%) 오른 5842.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7.57포인트(1.46%) 상승한 1만8552.7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내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던 증시는 오후들어 백악관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한 25%의 관세 중 자동차에 한해 1개월 간 적용을 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상승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면제는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 뿐 아니라 무역 협장을 준수하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에도 적용된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금융시장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실상 한 달 면제라는 제한된 품목에 한 해 잠시 시간을 버는 수준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상승전환한 이유도 추후 상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물러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베어드의 분석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투자자들은 행정부가 시장 압력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그런 생각을 하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추가적 확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치로 증시에서 3대 자동차 업체의 주가는 급등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가 7.22% 올랐으며 포드와 스탤란티스는 각각 5.75%, 9.24% 급등했다.



1기 트럼프 경제 수장들도 지금 관세 방식에 ‘갸우뚱’…시장, 관세 불안 여전할 듯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전방위 관세 정책을 재검토 할 수 있다는 신호는 여전히 내보내지 않은 만큼 관세 부담은 시장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상호관세는 4월 2일에 발효될 것이고, 그(트럼프 대통령)는 이에 대해 예외 없이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곳곳에서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저성장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는 ‘관세’가 49회, ‘불확실성’이란 표현이 47회 등장했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석유화학 제품부터 사무용 장비까지 제조업체들은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잠재적 영향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지역의 관계자는 관세로 인해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봤다”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썼다.

연준은 실제로 경제 활동이 둔화되거나 정체된 지역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 중 4개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완만한 성장을 나타낸 반면 6개 지역에서는 경제 활동이 정체됐고, 2개 지역에서는 위축됐다. 지난 1월 공개된 베이지북에서 12개 모든 지역의 경제활동이 약간 또는 완만히 증가한 것에 비춰 보면 두 달 만에 경제 활동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지북에 앞서 이날 오전 발표됐던 채용 지표에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미국 민간부문의 고용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채용솔루션 업체인 ADP는 2월 민간기업들의 신규 채용 일자리수가 7만7000개로 전월 18만6000개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 14만8000개를 밑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별도 나온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보고서에서도 “고객들이 관세 불확실성으로 신규 주문을 중단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관세) 시행 방안과 관련해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아 사업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제 수장들 조차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2017년부터 2021녀 초까지 재무장관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은 “지금 문제는 관세에 대한 확실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가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개인적인 견해는 모든 부문에 10%를 부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관세 자체보다는 불확실성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게리 콘 전 국가경제자문위원회(NEC) 위원장은 “먼저 명확히 할 것은 관세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며 “관세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품목를 겨냥한 제한적인 관세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광범위한 관세 접근은 수익(revenue)를 올리는 정말 퇴행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관세 우려에 국제 유가 나흘 째 하락…비트코인은 9만 달러 대 회복


뉴욕유가가 나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유가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95달러(2.86%) 급락한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74달러(2.45%) 내려앉은 배럴당 69.30달러에 마무리됐다. 이날 급락으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보다 3.3bp(1bp=0.01%포인트) 오른 4.281%에 거래됐다. 2년만기 국채 금리는 0.8bp 상승한 4.013%였다.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관세에 다른 침체 우려가 부상하면서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전날 독일의 광범위한 재정 확대 정책 발표의 여파로 급등한 바 있다. 또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에 대한 시장의 수익률 기대치도 높아져 금리가 동반 상승한다. 이날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 한달 유예에 이어 전날과 마찬가지로 독일 국채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도 관세의 압력이 일부 줄어들면서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보다 2.8% 오른 9만196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더는 3.02% 오른 2228달러에 거래됐다. 금은 달러 가치가 다소 하락하고 민간 기업 고용이 줄어들면서 안전자산 수요와 함께 온스당 2929달러로 0.29% 상승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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