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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하이닉스 등 보조금 수령 빨간 불
트럼프, 한국을 동맹보다 이익 챙겨가는 국가로 규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부과 강행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도 다른 방식으로 많이 도와주는 데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을 폐지하겠다고 밝혀 삼성과 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가 한국을 직접 겨냥해 관세와 국방, 기업 보조금 문제까지 때리고 나서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상호관세를 다음 달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한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수십 년 동안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제는 우리가 유럽연합,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에 부과할 차례”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그러면서 한국을 따로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평균 관세는 4배나 높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하며 “이것이 친구와 적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동맹국이지만 경제 문제에서는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4월 2일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는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사실상 무관세 국가다. 트럼프가 한국의 관세가 4배나 높다는 근거를 설명하진 않았다. 트럼프가 그동안 문제 삼은 부가세나 정부 보조금, 기타 비관세 장벽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가 한국의 관세와 군사 지원을 엮어서 거론한 점에서 향후 방위비분담금 인상에 관세를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또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반도체법을 “끔찍하고 끔찍한 것”이라며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아무 의미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투자하러)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다만 천연가스 개발 등에서는 협력 여지도 남겼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향후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발에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로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또 백악관에 조선 관련 조직을 신설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향후 조선 선진국인 한국과 미국이 협력할 공간이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치고 연방 의사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발언한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관세와 기업 투자 등에서 한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미국을 찾아 관세, 조선 협력 등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을 동맹국이나 무역 협력국보다 미국의 이익을 뺏아가는 주요 국가로 명시하면서 한국 정부의 외교 역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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