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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 3일째, 모르는 사람들 적잖아
“아직도 수하물로 위탁하려는 사람도 많아”
“김포공항에서는 특히 관련 홍보가 미흡”
3일 보조배터리 반입 절차를 안내하는 입간판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탑승수속 게이트에 설치돼있다. 이승욱기자

“보조배터리가 몇 개인가요? 보조배터리 모두 비닐백에 넣어서 반입해야 합니다.”

3일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탑승수속 게이트 앞. 인천공항 이용객들은 자원봉사자에게 관련 절차를 문의하거나 보조배터리 반입 절차 안내문과 인쇄물을 촬영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3일째인데 여전히 문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지난 1일부터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를 비닐팩에 담아야 하는 규정이 생겼지만 이를 모르고 공항에 온 이들이 적잖았다. 이날 일본으로 귀국하는 시라이시 모네카(25)는 “보조배터리 반입 절차가 생겼다는 것은 뉴스로 봤는데 공항에 오면서 챙기지 못했다”고 했다. 김아무개(30대)씨도 “보조배터리를 비닐팩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서점에서 살 수 있다고 해 지금 사러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1터미널 3층 편의점 앞 안내문구. 이승욱기자

지난 1월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를 계기로 지난 1일부터 ‘보조배터리 및 전자담배 기내 안전관리 체계 표준안’이 시행됐다. 국토교통부 표준안에는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는 수하물 위탁을 할 수 없고, 기내에 반입할 때는 투명 비닐백에 보관하거나 절연 테이프를 부착해 단락방지 조치를 한 뒤 탑승객이 보이는 곳에 놓거나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조배터리를 기내에 반입할 때 100wh(5V 기준 2만mAh) 이하는 최대 5개까지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그 이상은 항공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100wh(2만mAh)∼160wh(3.2만mAh) 보조배터리는 항공사 승인이 있을 때 2개까지 반입할 수 있다.

그러나 미처 비닐팩을 챙기지 못한 탑승객들은 당황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탑승객들에게 비닐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지만 비닐팩을 비치한 바구니는 텅 비어 있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30분 전에 비닐팩을 보충했는데 그사이 다 떨어졌다. 보조배터리 1개당 비닐백 1개만 가져가도록 안내하지만 순식간에 동이 나고 있다”고 했다. 비닐팩을 판매하는 3층 편의점도 입구에 ‘지퍼백 솔드아웃’이라는 문구를 부착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 비닐백이 다 팔렸다. 비닐팩 재고가 없는 것은 처음 본다. 내일 오전에야 새로 들어올 것 같다”고 했다.

그나마 인천공항공사는 무료로 나눠주는 비닐팩이 동이 나면 바로바로 보충해 우려했던 ‘비닐팩 대란’은 없었다.

배터리 1개당 1개 비닐백을 가져가라는 안내문구. 비닐백이 있어야 하는 상자는 텅 비어있다. 이승욱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국내 항공사와 함께 공항에서 보조배터리 기내반입 절차를 안내하는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절차가 탑승객들 사이에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항 보안검색 과정에서 별다른 조처 없이 보조배터리를 휴대하고 탑승하려는 이용객이 잇달아 적발됐다.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 ㄱ씨는 “홍보를 한다고 하지만 보조배터리를 수하물로 위탁하려는 사람은 여전히 많고, 휴대하는 경우에도 관련 절차를 따르지 않는 이용객도 많다”며 “절차를 안내하느라 보안검색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포공항 보안검색 노동자 ㄴ씨는 “보조배터리 반입절차를 지키지 않는 공항 이용객이 수두룩하다”며 “김포공항에서는 특히 관련 홍보가 미흡해 이런 절차를 모르는 이용객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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