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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왈츠가 지난달 21일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옥슨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공개 충돌 뒤 이틀이 지나면서 미국에서 ‘젤렌스키 사임론’이 본격 부상하고 있다.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신을 차리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해야 한다”(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의 발언이 백악관과 공화당 핵심 인사들 입에서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왈츠 보좌관은 2일(현지시각)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우리는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동기나 정치적 목표가 전쟁 종식과 다르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처칠도 국가를 위해 싸웠지만, 1945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물러났다”고 말했다. 소임을 다하면 물러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는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각각 영토와 안보 보장에서 양보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왈츠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일부 양보하고, 러시아도 안보 보장과 관련해 양보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듣지는 못했지만, 안보 보장을 위한 일정 수준의 영토 양보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유럽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일부 양보하는 대신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을 러시아가 양해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왈츠 보좌관은 백악관 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을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가 푸틴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하는지 불투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당장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고개를 흔들거나 팔짱을 끼는 등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회담 결렬이 미국의 사전 계획된 전략이라는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존슨 의장도 이날 엔비시(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정신을 차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든가, 그렇지 않다면 다른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상을 이끌고자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보여준 태도는 그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며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막대한 지원에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비난하고 말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광물 협정에 안보 보장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이 협정은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우리는 희토류 광물에 접근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에는 일정 수준의 안보가 보장된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이익과 투자를 항상 방어할 것이며 러시아·중국·이란·북한 모두 이 메시지를 알고 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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