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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준 일레븐코퍼레이션 대표 인터뷰
바디·헤어 등 틈새시장 공략으로 올리브영서 100억 매출
올해 美·日 진출 본격화
“한국판 로레알 도약 꿈꾼다”

케이(K)뷰티와 패션이 전 세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미국과 일본에서 기존 강국인 프랑스 화장품을 제치고 수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 분야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뷰티·패션 브랜드들의 성공 스토리와 차별화된 제품 철학을 릴레이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한국의 로레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레븐코퍼레이션은 CJ올리브영 매출 기준으로만 ‘쌍둥이 100억원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종합 뷰티 기업이다.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스킨케어 브랜드 ‘파넬’과 바디&헤어 케어 브랜드 ‘그로우어스’ 및 향수 브랜드 ‘에이딕트’, 구강 케어 브랜드 ‘라덴스’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지난달 27일 일레븐코퍼레이션을 이끌고 있는 백창준 대표를 서울 명동 본사에서 만났다. 백 대표는 “초반 시장을 진입하기 위해서 남들이 다 하는 레드오션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며 “헤어, 바디, 향수, 구강 등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일레븐코퍼레이션을 이끄는 백창준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 회사는 파넬, 그로우어스 등 스킨케어·바디 등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최효정 기자

백 대표는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귀국해 비교적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뷰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중국발 한국 화장품의 인기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빛을 볼 때였다. 한류 유행이 지속될수록 한국 뷰티 산업도 성장할 거란 믿음이 그를 화장품 산업으로 이끌었다.

첫 브랜드는 2019년 출시한 향수 브랜드 ‘에이딕트’다. 당시 국내 최초로 변성 알코올(에탄올)을 배제한 ‘에탄올 프리’ 향수를 내놔 주목을 받았다. 백 대표는 “중증 천식과 아토피를 앓았기 때문에,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모든 제품은 내가 쓴다는 생각으로 원가에 타협하지 않고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기초 케어 파넬, 구강 케어 라덴스, 바디·헤어 케어 그로우어스, 색조 브랜드 루미르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종합 뷰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백 대표는 ‘브랜드 만들기’가 사업 시작이자 끝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한 개가 성공하는 것으론 브랜드의 인기가 길게 가기가 어려워서다. 브랜드가 구축한 이미지와 신뢰도가 기업이 이윤을 낼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개별 브랜드마다 고유한 아이덴티티와 서사가 존재한다. 각 브랜드가 100억원 이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제품력과 소비자 신뢰가 쌓인 결과”라고 말했다.

일레븐코퍼레이션의 브랜드들./일레븐코퍼레이션 제공

일레븐코퍼레이션은 업계에서 ‘기초가 탄탄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까지 전과정을 내부에서 모두 결정하기 때문이다. 직원 수는 130여 명이다. 홍콩, 대만, 일본 등 현지화를 위해 현지 직원들도 채용했다. 철저하게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에 인기를 끌던 제품에서 한 걸음 더 발전된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구사한다.

백 대표는 “스킨케어 브랜드 파넬은 ‘민감성 화장품 왜 고효능 제품이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로우어스는 ‘왜 욕실엔 엄마가 마트에서 산 샴푸밖에 없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면서 “다른 사람들이 브랜드가 왜 성공한 거냐고 물을 때 ‘어떻게(HOW)’ 했는지 말할 수 있는 성공 공식을 정립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현재 목표는 3년 내 파넬, 그로우어스, 루미르를 각각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미국과 일본 시장 확장을 통해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의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울타(ULTA)뷰티에 입점을 논의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루미르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일레븐코퍼레이션은 현재 세계 20개국에 진출해 있다. 대만에선 연 매출이 70억원에 달한다. 정석대로 해외법인부터 설립해 각국의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백 대표는 “케이(K)뷰티 브랜드들은 벤더(중개)사를 끼고 해외에 유통하다가 일정 규모로 성장하면 매각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유통사와 직접 거래하며 브랜드를 키워왔다. 현지화 전략을 제대로 구사해야 해외에서도 탄탄하게 정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오는 2027년엔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로레알 같은 글로벌 종합 뷰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K뷰티 유행에 한 순간 인기를 끄는 브랜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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