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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정 속 모습으로 정리하는 탄핵 심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변론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왼쪽부터 10차 변론, 4차 변론, 6차 변론에 출석한 장면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제 남은 건 헌법재판소의 판단 뿐이다. 지난해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되고 지난달 25일까지 73일간 헌재는 두 차례 변론준비기일과 11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차 변론기일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한 뒤, 모두 8차례 심판정에 나왔다. 1시간8분에 걸친 최후진술 시간까지 합해 윤 대통령은 심판정에서 총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증인을 직접 신문하거나 의견 진술을 통해 발언에 나섰다.

11차례 기일 중 8차례 출석…후반부엔 잦은 조퇴와 지각도

1·2차 변론기일 불출석 후 3차 변론부터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양쪽 대리인단이 쟁점을 정리하는 9차 변론 때 호송차를 타고 헌재에 왔다가 돌연 다시 구치소로 돌아간 경우를 제외하면 총 8차례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헌재에 나올 때마다 매번 빨간 넥타이의 양복 차림에 머리 손질을 받은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3차 변론기일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발언으로 시작해 변론기일 내내 적극적으로 직접 발언에 나섰다. 4차 변론기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증인신문 때는 김 전 장관에게 직접 나서 질문을 하거나 김 전 장관의 답변이 답답한 듯 끼어들어 부연설명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의 증인 직접신문은 제한되고 증인신문 종료 후 마지막에 당사자 의견진술을 하는 방식으로 변론이 이뤄졌다. 처음에는 변론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던 윤 대통령은 6차 변론부터는 윤 대통령의 조퇴와 지각을 일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8차 변론기일에는 마지막 1∼2명 증인신문은 보지 않고 심판정을 떠났다. 지난 11차 변론기일에는 재판 시작 시간에서 7시간이나 지난 저녁 9시께 모습을 드러냈다.

눈 감은 증인, 자리 피한 증인

4차 변론기일부터 6차례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은 증인들을 마주앉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들을 향해서는 직접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차 변론기일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이 증인석에 서자, 윤 대통령은 직접 대리인과 소통을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5차 변론기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증인신문이 진행될 때는 주로 눈을 감고 듣던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 증인신문 때는 직접 메모를 하거나, 대리인과 자주 귓속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의견진술에서 “저는 의원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며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저는 써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체포 지시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부정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인신문 때도 미세한 표정변화들이 포착됐다. 홍 전 차장이 심판정에 오가며 윤 대통령에 90도 인사를 했지만 윤 대통령은 고개를 돌리는 식으로 반응했다. 홍 전 차장의 증인신문이 끝나고 윤 대통령은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검거는커녕 위치 추적을 할 수가 없다”며 “제 판단에는 (메모 관련 의혹이) 국회에서 박선원 의원한테 넘어가면서 시작된 거라고 저는 본다”고 말했다. 정치인 체포 의혹의 핵심 증언을 한 홍 전 차장의 발언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국회 봉쇄 등 핵심 쟁점을 다루지 않는 증인 신문의 경우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거나, 퇴정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차 변론기일 곽 전 사령관 증인신문 이후 이어진 박춘섭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나 7차 변론기일 부정선거와 관련해 증언을 나온 백종욱 국정원 3차장, 김용빈 중선관위 사무총장 증인신문 때는 심판정에서 모습을 감췄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던 지난 10차 변론기일에도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돌연 퇴정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총리와 대통령이 심판정에 있는 모습이 국가 위상에 안 좋다”는 이유로 자리를 피했다고 설명하며, 뒤늦게 양해를 구했다.

6분->20분->68분 점점 늘어난 발언 시간

윤 대통령의 발언 시간은 점점 늘었다. 3차 변론 때 발언시간은 약 6분이었으나 4차 변론 13분, 8차 변론에서는 약 20분간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최후진술을 제외하고 가장 긴 시간 발언을 한 것은 지난 8차 변론 기일 조태용 국정원장 증인신문 때였다. 윤 대통령은 조 원장에 직접 신문에 나서려다가 재판관으로부터 제한을 제지를 당하고, 증인신문이 종료된 뒤 의견진술에서 “홍 전 차장이 (통화에서) 술을 마셨더라” “벌써 몇달 전부터 (홍 전 차장이)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서 조 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며 홍 전 차장의 발언을 깎아내리려는 발언을 18분간 이어갔다. 조 원장이 이날 증언에서 홍 전 차장의 메모, 증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윤 대통령 역시 이에 거들어 홍 전 차장의 증언을 반박하는 데 시간을 가장 많이 쓴 것이다.

이후 최후진술에서 윤 대통령은 77쪽 분량의 입장문을 1시간8분에 걸쳐 읽기도 했다.

궤변 이어진 73일…‘계엄’ 130회, ‘죄송’은 2회

윤 대통령의 발언은 주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설파하는데 집중됐다. 지난 5차 변론에서는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것을 쫓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발언했다. 이는 최후진술때도 반복됐다.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국회봉쇄, 정치인 체포 지시 등과 관련해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을 건져내려는 것과 같은 허황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차 변론부터 11차 변론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은 총 ‘계엄’이라는 단어를 130회 이상 사용했다. ‘야당’은 56회 이상 언급했다. ‘죄송’이라는 단어는 최후진술에 이르러서야 2회 등장했을 뿐이다. ‘미안’이라는 단어도 한 번 등장했지만 이는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을 향한 말이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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