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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단까지 제한하며 정부 카메라로 중계했으나 시청률 급락


밀레이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거의 텅 빈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야당 의원은 최근 대통령령을 통해 두 명의 대법관을 임명한 것은 위헌적이라면서 크게 반발해 이날 개원 행사에 대거 불참했다. 2025.3.3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했으나, 연설 내용보다는 행사 전후에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에 기자단 출입을 금지해 논란이 일었고, 결국 소수의 기자만 직접 취재할 수 있었다. 대통령 연설은 대통령실 카메라를 통해서만 생중계됐다.

또 야당은 최근 밀레이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대법관 두 명을 대통령령으로 임명을 단행한 것은 위헌이라고 크게 반발하면서 이번 행사에 대거 불참해 대통령실 카메라로도 텅 빈 국회 회의장을 감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민들의 높은 시청을 기대하면서 토요일 밤 9시로 연설 시간을 기획했지만, 밀레이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시청률은 반토막이 나면서 4%대로 폭락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보도했다.

이는 최근 밀레이 대통령이 연루된 '리브라 밈코인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아리엘 리호 판사를 대통령령을 통해 대법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시민들은 며칠 전부터 SNS를 통해 대통령 연설 시간에 TV를 끄고 냄비 시위를 하자는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참여를 독려했고 실제로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곳곳에서 소규모의 냄비 시위가 발생했다.

현지 매체 암비토는 밀레이 대통령이 야권 의원들의 불참으로 거의 텅 빈 국회에서 올해 총선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2025년은 "아르헨티나 재건의 해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밀레이 대통령의 연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수일 내로 중앙은행의 외화보유고 강화 및 외환규제(CEPO) 폐지 목적으로 추진 중인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기술적 합의를 의회로 보내 국회의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헌법집을 들어올린 마네스 하원의원
[온라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설이 끝나고 참가자들이 각자 자리를 뜨는 상황에서 파쿤도 마네스 급진시민연합당(UCR) 하원의원을 산티아고 카푸토 대통령 자문관이 협박하고 옆에 있던 여당 지지자들이 국회 내에서 해당 의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작 대통령 연설 내용보다는 이 협박·폭행 사건에 국민 관심이 더 집중됐다.

현지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연설 중 사법부의 개편에 대해 언급하자, 당시 국회에 참석한 몇 안 되는 야권 의원 중 한 명인 마네스 의원이 최근 밀레이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대법관을 임명한 것이 헌법에 위배적인 행위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순간 헌법집을 높이 들어 올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밀레이 대통령은 이에 즉각 "주의 깊게 읽어보라. 아마도 당신은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뇌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의 마네스 의원을 조롱했다.

카푸도 자문관은 마네스 의원을 협박한 이유로 "그가 밀레이 대통령이 연설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현지 일간 클라린 질문에 답하며 자리를 재빨리 떴다.

일부 참석자들의 핸드폰 촬영으로 협박 장면이 SNS에 급격하게 퍼지면서 현직 의원을 대통령 측근이 협박하고 지지자들이 폭행했다는 데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카푸토 자문관은 밀레이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대통령 최측근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 카리나와 더불어 대통령과 '철의 삼각형'을 이루는 막강한 권력을 소유한 인사다.

하지만, 최근 그가 밀레이 대통령과 TN 기자와의 인터뷰 녹화를 중단시킨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해당 인터뷰가 기획된 각본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것이 밝혀져 비난을 받았으며, 이번 현직 의원 협박 사건으로 대통령 연설 내용보다 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자책골을 두 번이나 기록한 셈이라고 다수의 현지 언론이 집중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 연설을 보이콧 하는 시민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1일(현지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을 보이콧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카바지토 지역 주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2025.3.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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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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